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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5.0
  • 조회 200
  • 작성일 2025-08-26
  • 작성자 오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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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의 『미술관 읽는 시간』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몇 해 전 친구와 함께 갔던 덕수궁 미술관의 기억이었다. 당시 나는 전시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고, 설명문 앞에서 고개만 끄덕이며 빨리 지나쳐 버렸다. 예술은 늘 어렵고, 나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미술관을 그런 ‘어려운 곳’이 아니라, 산책하듯 들를 수 있는 ‘일상의 공간’으로 풀어냈다.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예전에 너무 서둘러 지나쳤던 순간들이 떠올라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책은 한국의 대표적인 일곱 미술관을 함께 거니는 여정을 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도시와 시민을 잇는 다리라면, 덕수궁관은 전통과 근대가 교차하는 특별한 무대를 품고 있다. 과천관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자연과 어울려 서 있고, 지방의 작은 미술관들은 특정 작가나 주제에 집중해 색다른 경험을 준다. 저자는 단순히 전시작을 나열하지 않고, 공간이 가진 역사와 맥락을 곁들여 보여주기에, ‘작품만 보는’ 감상에서 벗어나 ‘공간을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었다.

특히 마음에 남은 대목은 “작품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저자의 말이었다. 나는 미술관에 가면 늘 작품을 해석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니, 작품을 보는 일은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라 그 앞에 잠시 머무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작품의 깊은 의미를 억지로 끌어내려 애쓰기보다, 눈길이 멈추는 순간의 느낌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다.

또한 저자가 미술관을 과거를 보존하는 곳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향한 대화의 장’이라고 한 부분이 오래 남았다. 같은 작품이라도 보는 이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는 말은, 미술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도 통하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나 역시 기분이 울적할 때 들렀던 전시에서, 평소엔 지나치던 작품이 유독 크게 다가온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느낀 감정이 책 속 문장과 연결되며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미술관 읽는 시간』은 미술관을 멀리 두던 나의 태도를 조금은 바꿔 놓았다. 다음에는 무언가 거창한 전시가 아니라도, 그냥 가까운 미술관을 산책하듯 찾아가 보고 싶다. 작품과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내 마음을 만나는 것이 곧 ‘미술관을 읽는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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