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인 나로써는 화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거부감이 드는것이 사실인데 이러한 화학을 전쟁사와 엮어서 가볍게 읽을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받아 읽어보았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화학과 관련된 전쟁이야기를 그렸는데 삼국시대같은 때에는 화학이 전쟁에 어떻게 쓰였나 의구심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삼국시대에는 공성전을 위해 밧줄을 이용한 투석기가 전쟁에 사용됐는데 투석기에 사용되는 밧줄의 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화학이 쓰였다. 섬유소가 풍부한 볏짚은 새끼줄을 만들기에 적합했지만 습기에 약하여 장마철에 이러한 새끼줄로 인해 전쟁의 승패가 갈리기도 했다. 이를 개량하기 위한 화학적 연구가 오늘날의 섬유소를 정밀하게 가공한 레이온을 비롯한 각종 나일론 등의 단단하고 질긴 제품으로 이어진 것이다.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활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아교가 접착되로 사용되는 원리와 이러한 화학적 지식으로 이루어낸 성과들이 나온다. 성능 좋은 활이라 평가받는 각궁은 물소의 뿔과 다른 물질을 합성하여 만든 활로 여기에 아교란 접착제를 사용하여 단단하게 고정하는데 이는 동물의 가죽을 삶아 거기서 나온 찐득한 물질로 현대인들이 부르는 콜라겐이라는 물질이다. 요즘의 콜라겐은 피부와 관절에 좋은 식품으로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데 접착제로서의 콜라겐은 단백질 성분인 아미노산의 성질과 형태를 열과 결합하여 바꾼 후 이를 굳힌 것이다. 먹고 바르기만 했던 콜라겐이 옛날 사용되던 아교라는 것을 처음알게 되어 신선하였다. 요즘 많이 쓰진 않지만 한때 전세계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석탄에 대해서도 기술되는데(한국사를 배운 사람이라면 무조건 아는 운요호사건) 조선의 기술력과 일본의 기술력을 비교하고 그보다 더 나아가 석탄으로 세계를 움직인 영국과 증기기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 부분에서 조선의 쇠퇴 또한 간략히 기술되는데 그 뒤에 이어진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써 마음이 좋진 않았다. 생활에 밀접하고 모든 현상을 풀어 말할 수 있는 학문인 화학을 역사과 같은 인문과 융합하면 현상에 대한 이해와 원리의 지평이 넓혀지는 것 같다. 이러한 융합적 사고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