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AI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AI를 단순한 생산성 도구가 아니라, ‘두 번째 뇌’이자 협업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AI를 ‘외계 지성’에 비유하며, 그 사고방식과 작동 원리가 인간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차이점이 불편함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확장시키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AI의 본질과 이를 활용하는 기본적인 태도를 다룬다. 저자는 AI를 무작정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AI의 답변은 때때로 사실과 다르거나, 논리적으로 완벽해 보이지만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반드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에 맞게 AI를 ‘길들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가 제공하는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생각을 확장하거나 수정하는 적극적 개입이라는 점이다.
2부에서는 AI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맥락에서 보여준다. 저자는 AI를 바라보는 네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첫째, 사람처럼 대하는 AI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AI에 감정을 투영하고 의인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친밀감은 유용할 수도 있지만 과도할 경우 오해와 의존을 불러올 수 있다. 둘째, 창작가로서의 AI다. AI는 아이디어 발산과 초안 작성에 뛰어나지만, 최종 완성도와 맥락 조정은 인간이 맡아야 한다. 셋째, 동료로서의 AI다. 이는 인간과 AI가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협력하는 관계를 말한다. 넷째, 교사 혹은 코치로서의 AI다. AI는 맞춤형 학습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으나, 교육의 방향성과 핵심 목표 설정은 인간이 주도해야 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켄타우로스 모델’과 ‘사이보그 모델’ 개념이다. 켄타우로스 모델은 인간과 AI가 서로 다른 업무를 나눠 수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면 인간이 그 결과를 해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식이다. 반면 사이보그 모델은 인간과 AI가 완전히 통합된 형태로, 실시간 피드백과 공동 작업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저자는 상황과 목표에 따라 두 모델을 적절히 선택해 활용할 것을 권한다.
저자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AI를 잘 쓰는 사람이 미래의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AI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성과를 빠르게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점점 커질 것이다. 앞으로는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AI를 전략적으로, 비판적으로,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적인 시대가 도래한다.
교육과 창작 분야에서의 AI 활용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 교육 측면에서 AI는 학습자의 수준과 속도에 맞춘 맞춤형 학습 경로와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철학과 가치, 방향성은 여전히 인간이 설정해야 한다. 창작 분야에서도 AI는 무한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창작의 초기 단계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작품의 의미와 완성도를 부여하는 마지막 단계는 인간의 몫으로 남는다.
《듀얼 브레인》이 전하려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시대에는 인간과 AI가 함께 만드는 ‘공동지능(Co-Intelligence)’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AI가 주도권을 갖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판단과 가치의 중심을 유지하며, AI를 자신의 목표와 필요에 맞게 조율하고 활용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AI에 대한 나의 관점도 한층 명확해졌다. AI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거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역량을 확장시키는 ‘두 번째 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앞으로는 AI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곧 개인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듀얼 브레인》은 이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와 전략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제시하는 유용한 안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