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인류 문명의 발전과 격차가 '인종'이나 '유전적 우월성'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주장하는 책입니다. 책의 핵심은 왜 유럽 등 일부 지역의 문명이 다른 지역을 지배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과학적, 역사적 해명에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생물학자로서 뉴기니에서 연구하던 중 뉴기니인 얄리의 질문 “왜 서양인들은 그 많은 화물(문물)을 개발하고 이 곳으로 가져왔는데, 뉴기니에는 그와 같은 화물이 전혀 없을까?" 즉 어떤 이유로 서구 문명은 발전했고, 다른 지역은 뒤처졌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학적, 역사적 탐구입니다. 저자는 흔히 말하는 인종의 우열이 아니라, 지리적·환경적 조건과 우연이 그 원인이었다고 설명합니다.
- 환경적 차이: 각 대륙의 발전 속도는 그 대륙이 지닌 지리, 기후, 토양 및 이용 가능한 동식물 자원의 차이에서 비롯됐습니다. 예를 들어, 유라시아 대륙은 동서로 길게 뻗어 농업 혁신과 작물, 가축의 전파가 비교적 용이했으며, 대형 가축화 가능한 동물이 많아 농업 생산성이 높았습니다.
- 잉여 식량 & 사회 구조: 농업과 가축 덕분에 잉여 식량이 가능해지면서 계층화·정치 조직·기술력(총, 쇠) 등이 발전할 수 있었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도시와 문명이 탄생했습니다.
- 총과 쇠: 유럽의 강력한 무기와 기술력, 그리고 농경과 가축화에서 비롯된 철기 문명의 우위가 대규모 군사적 우위를 만들었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예를 들어, 소수의 스페인 군이 잉카제국을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런 환경적 배경에 있었죠.
- 균: 유럽인들은 가축과의 오랜 공생을 통해 다양한 전염병에 대한 면역을 갖췄지만, 외부 대륙의 인디언 등은 이런 전염병에 치명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총에 의한 사망자보다, 전염병(천연두 등)에 의해 더 많은 희생이 발생했습니다.
- 운과 환경: ‘총균쇠’는 근대 이전 문명 발전의 속도 차이를 ‘운’과도 같은 환경적 요소에서 찾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 작물과 가축의 확산이 용이했고, 비옥한 땅과 다양한 가축 덕분에 인구밀도와 기술력이 빠르게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남북으로 긴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이런 환경적 제약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책이 아니라, 문명의 흥망성쇠가 자연환경에 어떻게 좌우되는지에 대한 실질적 근거와 통찰을 전해 줍니다. 저자는 “서양이 지금 잘나가는 것은 유전적 우월성 때문이 아니라, 유리한 환경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리며, 인종적 우열 사상에 일침을 가합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우리가 흔히 당연하게 여겼던 인류 발전의 이유가 실은 매우 복잡하며, 우연적 환경의 산물이라는 사실에서 겸손함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또한 각 대륙의 문명이 겪었던 불평등의 근본 이유가 인류의 본성이 아니라 환경에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총균쇠는 자신과 사회,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며, 인종, 지역 간 우월성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벗어나 보다 객관적인 관점을 갖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