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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간적인 건축
5.0
  • 조회 213
  • 작성일 2025-07-28
  • 작성자 임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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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헤더윅의 『더 인간적인 건축』은 현대 건축이 직면한 문제를 단순히 미적인 관점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철학적인 차원에서 통찰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다가온 감정은 일종의 해방감이었다. 건축을 당연히 ‘거대하고, 효율적이며, 기능적인 것’으로만 이해해왔던 나에게, 헤더윅은 ‘건축은 느껴지는 것이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원칙을 되새기게 해준다.

그는 현대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는 박스형, 사각형, 무표정한 건물들을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할 건축”이라고 표현한다. 기술적 진보와 모듈화된 건축 기법이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그런 건축이 우리에게 감정적 풍요로움을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책의 전반을 관통하는 그의 문제의식은 매우 명확하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공간에 둘러싸여 살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공간은 과연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가?

헤더윅은 세계 각지의 사례와 자신의 프로젝트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예컨대 런던의 ‘코럴리스트 파빌리온’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이트 모카 미술관’처럼, 그는 장소성과 재료, 인간의 몸의 움직임, 감촉, 그리고 이야기의 층위를 결합함으로써 ‘기억에 남는 공간’을 만든다. 특히 자이트 모카의 경우, 버려진 곡물 창고를 원형을 보존한 채 조형적으로 재해석한 그 방식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지역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모범적 사례로 읽힌다.

그의 설계 철학은 단순히 ‘기발한 형태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고, 어떤 재료가 손끝에 닿을 때 따뜻하게 느껴지는지를 민감하게 관찰한다. 인간의 몸이 공간과 만나는 방식, 반복해서 오고 가는 동선의 흐름, 빛이 들이치는 각도 등, 모든 요소가 감각의 총합으로 작용하는 방식이 그의 디자인 언어다. 이는 건축이 예술과 기술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천적 모델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은, 그가 건축가에게만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 “우리가 기억하는 공간은 어떤 모습이었는가?”, “왜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떤 장소만은 특별하게 기억하는가?” 건축은 그 자체로 사회적 실천이자 문화적 제안이라는 것을 이 책은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더 인간적인 건축』은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 혹은 단순히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단지 기능을 충족시키는 그릇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 그리고 관계를 담아내는 매개체임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전한다. 도시와 건축의 본질은 결국 ‘사람’임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며, 우리는 보다 따뜻하고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공간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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