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채식주의자(개정판)
5.0
  • 조회 199
  • 작성일 2025-08-29
  • 작성자 박귀운
0 0
나는 고기를 먹지 않겠습니다.
영혜가 채식을 시작한 건 단지 고기가 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라는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냉장고에 있던 고기를 다 내다버리고, 가족 식사 자리에서도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는다. 남편은 그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가 남편의 일상을 얼마나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따진다. 남편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가장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가 세상의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고백이기도 한 것이다.

영혜가 입원한 뒤에는 이야기가 그녀의 형부인 예술가의 시점으로 바뀐다. 그는 그녀의 몸에 몽고반점 문신을 그려 넣고, 그것을 영상 작품으로 제작하려 한다. "나는 그녀의 침묵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는 말로 영혜의 몸을 통해 예술을 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사실은 영혜의 침묵을 빌미로 본인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다. 영혜와 형부가 서로의 몸을 꽃으로 장식하고 관계를 맺는 부분을 과연 예술로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는 그것을 예술로 보아야 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침묵하는 여성을 대상화하고, 그 침묵을 정당화의 도구로 삼는 또 하나의 폭력으로 봐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후반부에는 영혜의 언니인 인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남편은 떠나고, 여동생은 정신병원에 있고,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혜 역시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혜는 동생을 돌보면서 영혜가 진짜 미친 것인지, 아니면 우리 모두가 미쳐가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항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품는다. 영혜는 점점 말을 잃고, 식사를 거부하고, 마침내 자신이 나무라고 믿는다. 햇빛을 받으며 뿌리를 뻗는 나무가 되겠다고 말한다. 세상의 언어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내면의 고통을 말할 방법이 없으니 영혜는 결국 말하기 자체를 포기해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상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영혜를 보며 인혜가 묻는다.

우리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에 대한 이야기,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에 맞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로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등록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