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의 어휘일력 365를 읽고 >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대학교 졸업까지, 또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영단어장은 수도 없이 많이 들여다 보았지만, 한글 단어장은 이번 기회에 처음 보았다. 특히 이 도서는 일력 형태로 하루 한 단어씩 학습할수있게 구성이 되어있었기에 부담이 되지 않았다.
나뿐만이 아닌 요즘 세태를 살펴보면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를 모르는 사람을 구닥다리 취급하고, 시대를 못따라가는 사람인양 이야기하는 풍조가 있다.
조금만 늦어도 실생활, SNS에서는 많은 말들이 생성된다. '디토합니다, 잼얘, 나일리지, 일며든다, 뉴런공유, 추구미' 등등 대부분의 단어는 검색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물론 이런 단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친밀감은 생기고 재미있을진 몰라도 이러한 말들은 수명이 비교적 길지 않고, 금방 잊혀진다. 특히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소외감을 느끼게 해주며, 이러한 단어만 남발하는 사람은 조금 가벼운 사람으로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예스러운 단어들, 과거부터 쭈욱 오랫동안 살아남은 단어들은 그 뜻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직관적으로 마음에 와닿으며, 예스러운 고급스러움이 가득 묻어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나는 잘 배운 사람의 다정함을 좋아한다'라는 글귀 소개하며, 잘 배운 사람을 정의하였다. '잘 배운 사람'이란 학력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의 양식을 충분히 쌓아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는데 나 역시 이부분에서 절로 고개를 두번 끄덕였다.
본인이 의식하지 않더라도 많이 읽고 써 본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한번 더 생각하고 사용할 어휘를 고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확연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력 중간중간에는 어휘뿐만이 아닌 속담이나 명언도 있었는데 그 중 특히 비트겐슈타인의 "Die Grenzen meiner Sprache bedeuten die Grenzen meiner Welt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이다.)"라는 명언이 나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사용하는 어휘가 다채롭지 않은 사람은 같은 세계에 살고 있어도 좁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감정표현에도 서툴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꾸준한 어휘학습은 필수 불가결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일력에 수록된 모든 어휘들이 유익하고, 재미있었지만 그 중 '자몽하다(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이다)'라는 어휘가 귀엽고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다. 일력을 항상 사무실 책상위에 올려놓고 출근하자마자 한장씩 날짜를 넘기는 루틴이 되다보니 아침에 일력을 넘기면 오늘은 어떤 단어가 나올까하는 소소한 재미도 생겼다.
책 첫장에는 "아리아리!" 라는 단어의 뜻으로 시작을 하고 있었다. 아리아리는 없는 길을 찾아주거나 막힌 길을 뚫어준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며,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나아가자는 뜻으로, '파이팅' 대신 쓰는 말이라 한다. 나의 어휘실력도 한층 더 품격있어지길 기원하며, 오늘도 아리아리를 마음속으로 읊으며 일력을 한 장넘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