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는 정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인류 역사를 재해석하고, 디지털 문명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근본적 질문들을 던지는 깊이 있는 저작이다. 하라리는 이 책에서 석기시대의 구술문화부터 현대의 인공지능 기반 정보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정보를 어떻게 다루고 조직하며 사회를 형성해왔는지를 일관된 관점으로 조망한다. 그는 인간의 진화는 곧 정보의 진화이며, 정보 네트워크의 구조와 성격이 문명과 권력, 신념체계를 규정해 왔다고 주장한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정보를 통제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하지만 하라리는 이 단순한 전제를 바탕으로 방대한 역사적·철학적 사례를 풀어내며,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사회적 결과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신화, 종교, 법, 과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체계화해 왔고, 이를 통해 협력하고 문명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며 정보는 더 이상 인간의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 ‘독립적 행위자’로 기능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알고리즘은 이제 정보를 생산하고 해석하며, 인간의 선택과 감정을 예측·조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라리는 이 지점에서 경고의 목소리를 높인다. 정보가 인간의 외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부—감정, 신념, 욕망—까지 파고들기 시작한 지금, 인간은 스스로의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통해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지만, 정작 그 정보는 특정한 의도와 권력에 의해 필터링되고 조작될 수 있다. 이는 민주주의, 자율성, 그리고 공동체 신뢰를 무너뜨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넥서스』는 정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하나의 경고이자 제언이다. 정보는 곧 권력이며,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자유롭지 않다. 어떤 방향으로, 어떤 원칙 아래 연결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넥서스’, 즉 의미 있는 연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강력하게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