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실존 인물의 삶을 따라가며, 과학의 역사와 인간의 집착,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라는 틀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처음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전기처럼 시작한다. 그는 수천종의 물고기를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며, 세상에 질서을 부여하는데 일생을 바친 인물이다. 룰루밀러는 조던의 끈기와 집념, 그리고 혼돈을 밀어내고자 했던 질서지향적 태도에 매료된다. 삶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해답이 그의 방식 안에 있는 듯 보였던 것이다.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던 학생이 어떻게 교사가 되고, 교수가 되고, 결국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 총장이 되는지를 그린다. 그의 성공 신화는 전형적이었지만 그가 빠져든 세계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에서 우생학을 주장하고, 인간을 ‘등급’으로 나누며, 열등한 인간을 차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즉 인간을 계급화하고 배제하는 질서을 정당화 하는 것이다. 룰루밀러는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분류와 질서는 정말 선한가? 혹시 누국ㄴ가를 배제하는 데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특정 인간들이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고 믿었던 데이비드에 대해 저자는 정작 데이비드 본인의 생각이 오염된 건 몰랐다며 그 오염의 증거를 책 곳곳에서 밝힌다. 또한 나치와 싸웠던 미국이, 비교적 최근까지 정책적으로 우생학을 옹호한 역사를, 사회적 약자를 강제로 격리하고 불임시술을 한 사실을, 희생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고발하기도 한다. 저자는 삶에 대해 어떠한 현상 뒤에 펼쳐지게 될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삶 전반에 있어 주변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해 그러한 전개로 삶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 그것이 사실인지 질문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었고, 나 스스로를 제한하고 있었던 개념들에 대해 그러한 잘못된 믿음들이 없다면 지금 현재의 나는 어떠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책은 나에게 더욱 더 언어가 주는 강력한 무게에 대하여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