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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반양장)
5.0
  • 조회 251
  • 작성일 2025-05-26
  • 작성자 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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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산사(山寺) 7곳(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이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절이라고 하면 무의식중에 산에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산사는 세계 어디에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독특한 자연환경이 낳은 불교 유산이다.

4세기 말 불교가 전래되어 삼국시대에 처음 사찰을 세울 때는 도심 속에 있었다. 이러한 절이 산으로 들어가 자리잡게 된 것은 불교의 확산, 신앙 형태의 변화 그리고 우리나라 자연환경의 조건이 맞물려 낳은 결과이다. 특히 9세기 선종이 전파되면서 전국 각지의 명산에 선종 사찰이 세워지고 ‘구산선문(九山禪門)’이 개창되었다. 선종 사찰은 이름 앞에 산을 내세울 정도로 산사로 뿌리내렸다.

선종 사찰은 종래의 교종 사찰과 절집의 성격이 크게 달랐다. 참선을 행하는 수행공간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운타운보다는 조용한 산중에 있는 것이 더 적합했다. 그때부터 우리나라는 산사의 나라가 되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산사를 등재할 때 영어로 표기하면서 사찰을 Temple이라고 하지 않고 Monastery라고하여 수행공간의 의미를 나타낸 것은 산사의 이런 특성을 강조한 것이었다.

건축의 중요한 요소를 순서대로 꼽자면 첫째는 자리앉음새(location), 둘째는 기능에 맞는 규모(scale), 셋째는 모양새(design)이다. 자리앉음새를 건너뛰고 규모와 모양새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건물(building)만 보고 건축(architecture)은 보지 않은 셈이다. 스케일 보다는 자연과의 어울림이 먼저다.​

전통건축에서는 건축의 자리앉음새, 즉 건물을 어떻게 앉히느냐를 두고 좌향(坐向)이라고 했는데 전통적으로 풍수(風水)의 자연 원리에 입각했다. 우리나라 풍수의 기본 골격을 마련한 분은 9세기의 전설적인 스님 도선국사로 고려, 조선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삼가 도선스님의 가르침을 살피건데 ‘산이 드물면 높은 누각을 짓고 산이 많으면 낮은 집을 지으라’했습니다. 산이 많으면 양(陽)이 되고 산이 적으면 음(陰)이 되며 높은 누각은 양이 되고 낮은 집은 음이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으니 만약 집을 높게 짓는다면 반드시 땅의 기운을 손상시킬 것입니다.”[고려사, 충렬왕 3년]

산사의 일주문과 진입로. 어떤 산사든 입구에서는 먼저 일주문이 나온다. 그리고 일주문에는 ‘가야산 해인사’ ‘가지산 보림사’ ‘만수산 무량사’라는 식으로 무슨 산, 무슨 절이라고 산사임을 밝히며 여기서부터 성역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일주문부터 사찰의 수호신인 천왕문이 나올 때까지는 긴 진입로가 전개된다. 산사의 진입로. 이는 그냥 걷는 길이 아니라 성역에 이르는 공간적 시간적 거리를 의미한다. 대개는 계곡을 따라가다가 개울 건너 천왕문에 다다른다. 그 자리는 보통 극락교, 해탈교 등 불교 용어로 이름지었다. 해인사, 송광사, 선암사, 내소사, 법흥사 등은 그 진입로로 인하여 더더욱 산사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지리산 화엄사가 세계문화유산 등재에서 재외된 것은 일주문 안에 템플스테이 건물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불교신도가 아니어도, 법당 안에 들어가 부처님께 절을 올리지 않아도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절집은 우리 선천에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누구에게나 마음을 다스리고 서정을 키워주는 열린 공간으로 기능해왔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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