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쌀이라고 불려지는 반도체 칩 전쟁에서 국가 명운을 걸고 투자하고 지원하고 있는 중국의 굴기가 성공할 수 있을까?
사실 여러 나라에 걸친 공급망을 지닌 분야에서 기술 독립은 언제나 허황된 꿈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세계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손인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기계 장치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공급망의 다양한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기술 독립은 더욱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독립을 완수하려면 중국은 최첨단 설계 소프트웨어, 설계 역량, 최신 소재, 제조 노하우를 비롯한 모든 단계의 첨단 기술을 획득해야 한다. 중국이 이런 영역 중 일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많은 영역은 중국이 자국내에서 대체하기에는 너무도 값비싼 것들이다.
다른 나라들의 걱정은 중국이 보조금을 퍼부어 공급망의 여러 부분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분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외국산 소프트웨어와 기계 장치에 손댈 수 없도록 새로운 제재가 점점 강해지자 중국은 첨단을 달리지 않는 구형 로직 칩 생산 분야에서 더 큰 몫을 차지하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중국은 전기자동차용 전력 관리 칩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소재 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중이다. 반도체 업계에 떠도는 추산치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제조 비중은 2020년 초 현재 전 세계 물량의 15퍼센트 정도이지만 10여 년 후인 2030년에는 24퍼센트에 달하게 될 것이라 한다. 이는 한국이나 대만을 양적으로 능가하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 기술적으로 뒤처진 처지에 놓일 것은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더 많은 반도체 산업이 중국으로 향할수록, 중국은 기술 이전을 요구할 만한 지렛대를 손에 넣게 된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수출 제한을 거는 건 점점 더 큰 손실을 불러오게 될 것이며, 중국은 여전히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막대한 인력 풀을 지니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 거의 대부분은 정부 보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상업적 목적 보다 국가적 과제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