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모음집이라니! 직장인이라면 공감 가는 소재들로 풀어나가
마치 나의 모습, 주변 직장동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핸드폰으로 의미없는 컨텐츠만 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서 도파민 디톡스는 못해도 차라리 책으로 도파민을 채워볼까? 싶어서 읽게된 책.
주제와 스토리가 매우 참신하고 독특해서 역시 심심하지 않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오버타임 크리스마스 _ 범유진
"우리 회사는 야근은 절대 금지랍니다"라는 첫 문장.
소설 속의 주인공은 물론 현실 세계에서 우리 모두가바라는 근무조건이 아닐까? 작은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가 계약직이라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발생하는 차별 대우 속에서 주인공이 꿋꿋이 버텨내는 모습이 대단했다.
전형적으로 한이 맺혀, 그 한을 풀어주면 도와주고 사라지는 K 귀신을 소재로 다루면서, 인과응보의 교훈까지 담고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명주고택 _ 최유안
덴마크 여왕의 방문 행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이행사 준비를 하는 소재로 내용이 시작된다.
나의 문해력이 부족한 탓인지 결말이 명쾌하게 느껴지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라이프컴 직원들은 왜 이승을 떠나지 못해 마지막까지 일을 하러 왔는지 궁금했다. 처음에는 이 계장이 빌런이라고 생각했는데 마냥 그런 것 같지도 않고.
행복을 드립니다 _ 김진영
남편을 사별을 계기로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병원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시작하게 된 싱글맘 주인공.
야간 당직을 서다가 두 아이를 만나면서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현실에서 일어날 법 한 소재와 적당한 공포를 담고 조용히 복수를 하는 모습이 꽤나 소름 끼치면서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오피스 파파 _ 김혜영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누군가에게 편지 쓰듯, 이야기를 털어놓 듯 풀어내는 형식에다가 감정이
절제된 주인공의 말이 몰입도 있게 다가왔다. 내가 쓰레기라고 느껴지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넣어서 소실된다면? 나였으면 어떤 것을 넣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어떻게든 발버둥 치고 싶었던 주인공의 모습이 우리네 모습을 담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컨베이어 리바이어던 _ 전혜진
아르바이트 합격하는 것조차 힘든 물류센터에서 일하게 되면서 생겨나는 기묘한 일들.
빠른 배송의 물류센터라는 콘셉트 때문인지 쿠팡으로 연상이 되어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스토리에 때로는 귀신보다 무서운 것이 사람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람이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