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폴 엘뤼아르의 시에서 가지고 온 구절이라고 한다. 1992년에 출간된 이 책은 가정폭력으로 한맺힌 여성들의 상처를 드러내면서 조화로운 삶의 방향을 함께 탐구하는 페미니즘 소설이다. 유명 영화배우이자 애처가인 백승하는 모두가 선망하는 삶을 대표한다. 강민주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견디는 여자들을 전화로 상담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억압당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강민주는 어머니가 물려준 돈의 힘을 이용하여 백승하로 대표되는 결혼의 환상을 깨부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강민주는 납치를 계획한다. 구체적인 알리바이를 만들고 계획을 실행하는 강민주는 거침이 없다. 강민주의 범행을 돕는 남기는 민주의 어머니로부터 시작된 인연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민주의 심부름을 도맡아왔다. 민주를 숭배하는 남기는 민주의 지시로 백승하를 납치하고 감시한다. 백승하를 통제하고 남기의 욕망을 다스리며 강민주는 수사망을 피해 자신의 범행이 들키지 않는 선에서 기꺼이 위험을 감수한다. 왜 백승하를 납치했는지, 사회를 향해 하고싶은 말을 가감없이 퍼붓는다. 민주의 범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그녀의 발언은 억압받는 사람들의 처지를 헤아리고, 불평등한 권력 구조에 대한 저항으로 읽어낼 수 있다. 부당한 사회구조를 폭로하는 문제의식이 담겨있는 것이다. 모든 삶은 존중받아야 한다. 나는 여전히 인간이 다른 인간을 비인간화하려는 시도를 쉽게 맞닥뜨린다. 그것은 여성과 남성의 성별에 규정된 것이 아니다. 가부장제도 하에서 어머니가 며느리로서 경험한 폭력은 내 안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함께 되살아난다. 가해자는 반성하지 않고 인간이기 때문에 마땅히 존중받아야한다는 원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하고 행동한다. 이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아니고 여성일 수도 없다. "나라는 인간은 아마도 사람을 미워하는 신경 줄기 하나를 갖기 못하고 세상에 태어난 불구인지도 모르겠소. 아버지와 형제들이 그렇게도 저주하는 어머니조차 내겐 눈물겹도록 그리운 존재이니까. 행여 어머니가 나를 알아볼 수 있을까 해서 고향을 바꾸지 못하는 위인이 바로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