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예전부터 익히 들어왔던 명저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책들이 나에게 큰 울림을 준 적은 없어서 손이 가지 않았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저자는 첫부분에 이 책을 잘 활용하기 위한 9가지 제안을 한다. 요약하자면 이 책을 잘 읽고 또 읽고 계속 읽으라는 말이다. 그 정도로 인간관계의 바이블일까? 하지만 오랜시간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총 6부로 된 내용 중에 핵심적인 내용은 1~4부에 농축되어 있다.
1부는 사람을 다루는 기본 방법인데, 꿀을 얻으려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인간관계의 중요한 비결, 상대방에게 욕구를 불러일으켜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공감되는 부분은 누군가 비난을 하고 비판을 하는 것이 내 마음 편하고자 남발할 때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칭찬은 항상 솔직하게 진심으로 해야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그냥 그 순간을 잘 넘기고자 가식적으로 굴 때도 있었던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을 2부에서 알려주고 있는데, 어디서든 환영받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라고 한다.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웃어야하고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서 불러준다. 남의 말을 잘 듣고 그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라고 조언한다. 나아가 상대방이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고 진심으로 그렇게 행동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다들 이런 부분을 알지만 현실적으로는 내 안에서 자신이 가장 큰 존재이기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최근 기억력이 현저하게 감소하면서 다른사람의 관심사를 외우는 것이 너무 어렵다. 실천하고싶은 마음은 가득하고 잘 알고있는데, 따라주지 않아 다소 안타깝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려는 나의 노력이 가끔씩 친구에게 와닿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 그럴때 뿌듯하다.
3장에서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논쟁을 피하고 다른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틀렸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틀렸을 경우 빠르게 인정하고 아니오 보다는 네 라는 대답을 유도해야한다. 내가 말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말을 많이 하도록 만들고 그들이 스스로 생각해냈다고 여기도록 한다. 나의 관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사물을 보려고 애쓰며 그들의 생각과 욕망에 공감하라고 한다. 이러한 내용들을 쭉 보면 데일 카네기는 INFP의 성향을 가진게 아닌가 싶다. 대체적으로 내가 평소에 하려고 하는 삶의 태도이다. 지키는게 쉽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방향성은 매우 흡사하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의 문제는 내 자신이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그것 또한 인간관계를 위해 발전하는 과정일까? 아니면 이 책은 원래도 생각이 많은 INFP들에게는 과도한 바람을 담은 책인걸까? 4부도 비슷한 맥락으로 책 내용이 전개되는데 나는 보는동안 꽤나 피로감을 느꼈다. 이렇게 이미 하고있는 내 자신이 너무 고되다는 것을 거울보듯이 다시 본 느낌... 나는 인간관계를 개선시키고 싶은 사람이기보다는 군중 속에서 어느정도 나의 자아를 지키고싶은 쪽인 것 같다. 이런부분을 놓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꽤 괜찮은 조언이 될 것 같은 책이다.(나랑은 안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