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공지사항 FAQ QnA
  • New Arrival
  • BestBooks
  • Category
  • Book Cafe
  • My Books
  • 후기공유
  • 읽고 싶은 책 요청
희랍어 시간 (한강 소설)
5.0
  • 조회 209
  • 작성일 2025-07-28
  • 작성자 박시연
0 0
한강의 '희랍어 시간'은 상실과 고통, 언어와 침묵 사이의 간극을 조용히 파고드는 작품이다.
'희랍어'라는 고대 언어를 매개로, 말이 사라진 남자와 글로 말하는 여자가 만나 나누는 내면의 교류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존재의 슬픔과 인간의 복원력에 대한 사색으로 확장된다.
한강 특유의 서정적이고 절제된 문장은 인간의 아픔을 아름답게 포착하며, 그 속에 깃든 깊은 고요와 어둠을 드러낸다.

작품은 말이 끊긴 한 남자의 상처와, 그를 바라보며 '언어'를 가르치는 화자의 내면을 병렬적으로 펼친다.
이들은 서로에게 말을 건네지 않지만, 언어 이전의 감정과 시선, 존재 자체로 소통한다.
희랍어라는 고대 언어는 죽어버린 말, 잊힌 시간의 상징이자, 다시 회복하고 싶은 '잃어버린 세계'를 나타낸다고 느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인공이 희랍어를 배우는 남자의 고통을 섣불리 위로하거나 해결하려 하지 않고, 다만 그의 곁에 '존재'로 머문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연민을 넘어선 깊은 공감이며, 한강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인간 간의 진정한 연결 방식일 것이다.
말은 상처를 치유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상처를 덧내기도 한다.
하지만 희랍어처럼 죽은 언어를 공부하며 서서히 되살아나는 기억과 감정, 그리고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미세한 변화는 독자로 하여금 진정한 '회복'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고통을 직접 말하지 않고, 그저 그 곁에 조용히 머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위로일 수 있음을 이 작품은 말한다.
'희랍어'는 결국 말이 아닌, 그 너머에 있는 것들을 상징하며, '희랍어 시간'은 빠르게 소비되는 말들 속에서 진짜 말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또, 희랍어라는 소재는 단순한 학문적 주제가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언어의 뿌리, 인간 존재의 본질과 연결되는 통로로 기능하며,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이 소설은 "그렇다"고 대답하는 듯 하다.

'희랍어 시간'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말없이 끌어안는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하였다.

등록
도서 대출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취소 확인
알림
내용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