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우정에서 출발하지만, 그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한국 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인 제주43사건이라는 깊고 오래된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소설이 아니다. 한 인간의 기억, 상실, 연대에 대한 고요하지만 단단한 문장들이 잊혀진 존재들과 작별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소설은 주인공 경하가 병원에 입원한 친구 인선의 부탁을 받아 그녀가 기르던 앵무새 아미를 돌보러 제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경하는 인선의 집ㅈ이 있는 제주에 머물며 앵무새를 돌보는 한편, 친구의 ㅅ ㅏㄻ과 가족사 속으로 점점 더 깊숙히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인건이 말하지 못했던 역사적 고통과 상실의 흔적, 곧 제주43사건이 자리하고 있다.
인선의 아버지는 43당시 비무장 민간인으로 실종된 사람 중 하나였다, 살아있지도, 죽었다고 말 할 수도 없는 그 부재는 인선과 그녀의 가족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흔으로 남았고, 인선은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평생을 살아왔다. 경하는 친구가 겪어온 이 고통을 뒤늦게 이해하며, 그 고통의 근원이 단지 한 가족의 일이 아니라, 국가 폭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소설의 제목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시적 표현이 아니다. 이는 존재를 잃은 사람들과 억지로 이별하지 않겠다는 윤리적 태도이며, 그들은 기억속에 붙들어두려는 저항이기도 하다.우리는 흔히 죽음이나 실종과 같은 상실 앞에서 작별을 강요받는다. 하지만 한강은 말한다 모든 이별이 정당한 것은 아니며, 잊히는 것이 곧 치유는 아니라고, 오히려 진정한 연대는 그 부재의 자리 곁에 머물며, 기억하고 말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소설이 아니다., 이는 기억의 현재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며, 기억하는 것이 곧 살아있는 것임을 증명해 보인다. 한사람의 실종은 단지 한 가족의 아픔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책임져야 할 역사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우리는 잊지 않고 있는가? 우리는 제대로 작별 했는가? 혹은 너무 쉽게 작별해버린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