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3은 삼체 1, 2와 대비해서도 소설의 속도와 진행 규모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빠르게 느껴졌다. 전작들이 우주적 스케일의 충격을 주었다면, 3권은 인류의 존재 이유와 시간의 의미, 생존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던진다. 이 책은 ‘암흑의 숲’ 이후 한층 더 진화한 '기억의 생존'과 '사유의 확장'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독자를 전례 없는 차원의 시간과 공간으로 이끈다. 소설은 삼체 문명과의 갈등 이후, 인류가 ‘곡률 추진기’를 개발하며 우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특히 주인공 청년 ‘청신’과 천재 물리학자 ‘천묵’의 여정은 인간 정신의 극한을 시험한다. 무수한 세월을 넘나들며 생존과 윤리, 희생과 선택에 대해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인간성의 경계를 성찰하게 만든다. 류츠신은 과학적 상상력을 빌려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독자를 우주의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리고 사랑이 모든 가치의 종착점으로 연결 되듯이 결국 최종적으로는 모든 것의 관통하는 가치로서 그 역할을 했다. 삼체인의 인간이 저항할 수도 없을 만큼 거센 공격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인간답게 저항하고, 사랑하며, 또 인간답게 기억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것이 인간이고 인간답게 저항하고 인간답게 위협을 막아낸다. 결국 삼체라는 대서사시를 관통하는 것은 인간의 감정이 었다. 청신이 탐사정에 윈텐밍의 뇌를 싣게 되고 윈텐밍과의 다정한 대화와 별 선물, 윈텐밍은 청신을 위해 안락사를 택하게 되는 과정들, 사실 삼체인의 공격을 극복하게 되는 작은 부분의 시작은 가장 인간적인 부분들과 닿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텐밍은 지구를 구하기 위한 은유 동화를 청신에게 들려준다. 그 은유의 의미를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삼체 1,2,3권은 아주 길었고 하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아주 복잡했고, 하지만 난해하지는 않았다. 어마어마한 상상력과 복잡한 구조속에서도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긴 서사를 읽어 가는 과정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계속 헤쳐 나갈 구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