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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5.0
  • 조회 327
  • 작성일 2025-06-12
  • 작성자 정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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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억울하고 화나는 감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20여년이 훌쩍 지나서 다시 읽으니 세상은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고, 나의 감정은 억울하고 화가 나기보다는 체념과 비웃음에 가깝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70년대의 한국, 한강의 기적이니 새마을 운동이니 하는, 언뜻 보기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루어낸 성과처럼 보이는 일들은 사실 수많은 김불이와 같은 '난장이'들을 갈어넣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 난장이들이 얻은 것은, 그저 배곯지 않고 얼어죽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발전'을 위해 자신들을 갈아넣을 수 있을 만큼의 댓가.

대학 때 나는 당시의 세상이 소설 속 시절과 달라졌다고 믿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과거의 그들이 가엾고 그들을 착취한 시스템과 기득권에 화가 났었고.

그런데 20여년이 더 지나서 다시 이 책을 읽으니, 세상은 소설 속 70년대나 아니면 김불이의 증조부가 노비였던 조선시대나 혹은 더 이전이나, 달라진게 1도 없다는 게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어이가 없고 소름이 돋는다.

같은 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죽는 일이 반복되는 세상, 노비는 없지만 육체노동은 여전히 천하고, 불평등은 더 정교해졌고 억압은 더 세련됐다. 역사는 발전할지 모르겠으나 현실은 반복된다. 조선시대의 노비, 70년대의 난쟁이, 오늘날의 수많은 '을'들, 이름만 바뀌었지 본질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난장이 김불이는 법을 어기지 않았고, 나라가 시키는대로 순순히 응했다. 그러나 그는 국가와 제도에게 외면당했다. 세상은 그를 불쌍하다 말하면서도 거기에서 벗어날 기회는 주지 않았다. 세상은 그를 불쌍하다 말하면서도 거기에서 벗어날 기회는 주지 않았다. 그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하늘로 날아갔다. 그것이 어디에 닿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작가는 거기에 희망이 담겼다고 말하고 팠을 것이다. 5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세상이 이럴 줄 까맣게 모르고.

그가 쏘아올린 공은 현실을 바꾸지 못했다. 공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을까?

앞으로 50년이 더 지난 후에 그 공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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