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하루오는 일본 추리소설계에서는 비교적 신인작가로 일명 방주시리즈로 한국에서 나름의 인지도를 쌓고 있는 사람이다
방주, 십계 등 방주시리즈는 중심이 되는 강력한 반전을 보여주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특징이 있는데, 이에 따라 그 곁가지들은 최대한 단순화하거나 아예 다루지 않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빌런이건 탐정이건 화자건 아예 반전을 위한 기능만을 담당하고 있을 뿐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시계 도둑과 악인들은 일명 다이쇼 시리즈의 2편인데, 이 작가는 모든 작품이 시리즈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다이쇼 시리즈의 전작은 교수상회인데, 이 책은 다이쇼 시리즈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당시 시대상을 풍부하게 그리고 있으며, 소설의 기승전결도 무난하게 잘 맞아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 세밀한 묘사가 너무 지나쳐 지루하다며 진행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1. 단편집이고, 2. 전작인 교수상회에서 기나긴 배경설명을 모두 끝내놓았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만 하고 그대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이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논리성 같은 부분역시 깔끔하게 잘 제시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역시 전작에서 길고길게 주요 캐릭터의 매력도 나름 묘사해놓았기 때문에, 전작을 읽은 사람이면 메인 캐릭터들에게 나름 매력을 느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자체 역시 모든 캐릭터들은 결말을 위한 기능만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이제는 작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특징이라고 보여질 정도이다)전작을 읽지 않았다면 역시 캐릭터에 대한 매력은 느끼기 좀 힘들지 않을까하는 느낌도 든다.
분량은 역시나 많은 편이다. 단편을 많이 넣은 편이고, 매 단편마다 은근히 늘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읽어도 읽어도 줄어드는 맛이 적어 느긋하게 음미한다면 그 제미를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몰아보기에는 좀 물린다는 느낌도 들었다.
총평을 하자면, 깔끔하게 떨어지는 단편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