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다루는 유튜버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주제 중 하나가 타임슬립, 시간이동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과거 또는 미래로 이동하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특히 과거로 돌아가 그땐 하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고쳐나가고 싶어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간이동을 다룬 유튜버들의 토론은 항상 불가능으로 끝이 난다.
음악은 타임머신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음악이 가진 큰 힘 중 하나는, 그 음악을 들었던 시기로 나를 데려간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나를 데려가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 시절의 공기와 분위기,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바꿀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현재의 내가 그 시절을 생생히 추억하며 미래를 바꿀 수는 있다. 이정도면 타임머신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책은 음악을 주제로 한 '앤솔로지'를 분명히 한다. 단편 소설마다 이별과 죽음, 상실감 등을 주제로 하지만 그 주변에 직간접적으로 음악이 존재하면서 음악이 가진 파장과 위로의 힘을 보여준다.
살면서 나한테만 일어난 것 같은 몇몇의 일들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들이고,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을 수 없지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그렇게 된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무게는 좀 덜해질까. 그리고 관계의 농도가 만남의 기간이나 시간과는 무관하다는 것, 음악만큼이나 언어가 갖는 울림 또한 우리의 가슴을 친다.
미리 찍어놓은 사진처럼 그렇고 그런 매일을 살아가는 삶. 우리는 다를게 없는 하루하루라고 푸념을 늘어놓지만 과연 그럴까. 인생은 한 지점에서 한 곳만 바라보는 단면이 아니기에, 그럼에도 사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을 잃은 상실감, 남겨진 자의 쓸쓸함. 사람과 삶은 시간의 풍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켜지는 것 들이 있다는 사실에 또 살아갈 힘을 얻는다.
책에 실린 김애란 작가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어떤 대상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지지와 응원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