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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2
5.0
  • 조회 355
  • 작성일 2024-11-26
  • 작성자 이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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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9시 정각, 은행 정문의 셔터가 올라간다. 고객들이 들어와 일사불란하게 창구로 흩어진다. 그러나 같은 은행안에 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고객인 것은 아니다. 그들이 은행에 들어오는 순간 계급이 나뉜다. 은행에 돈을 빌리러온 사람은 직접 번호표를 뽑는다. 은행에 돈을 빌려주러 온 사람은 에스코트를 받아 창구에 앉는다. 일정 금액 이상을 예치한 VIP는 번호표도 없이 지점장실로 직행한다. 그러나 진짜 VVIP는 은행에 찾아오지도 않는다. 은행원이 집으로 찾아가니까. 어디 은행뿐일까 비행기안에서, 백화점에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회 곳곳에서 우리는 쓰는 돈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 다른 대우를 받고, 그걸 돈의 힘이라 말한다. 어쩌면 조선시대의 신분제도는 고스란히 이어져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노력만 하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고문까지 당하면서 소수의 별종들을 제외하고는 탯줄부터 잘 타고 태어난 사람을 이길 수가 없는 세상, 그래서 이 시대의 사랑은 더 이상 낭만적일 수 없다. 짝사랑하는 남자를 볼 때보다 학자금 연체 문자를 받았을 때 심장이 더 내려앉고, 누군가의 고백보다 대출 승인 연락을 더 간절하게 기다리게 된 이 시국에 사랑이 대수인가. 2030 젊은이들의 대다수가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이유도 같은 선상에 있다. 사랑은 밥을 먹여주지 않으니까. 계급의 한 칸이라도 더 올라가야 1원어치라도 행복해질 테니까. 비슷한 계급, 일정한 조건 등이 충족되어야 그제야 사랑에 빠져도 된다는 확신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그 조건이 부질없는 마음 하나고, 누군가에게는 한강이 보이는 40평대 아파트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상대가 거머쥐게 될 미래의 영광일 테다. 총체적인 조건들이 채워지는 순간, 우리는 그 때가 되어서야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이러한 사랑을 원하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그럼에도 사랑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외치고 싶다. 우리가 따져대는 그 계급의 정점에는 여전히 사랑이 있기를 바라며, 사랑에는 아직도 모든 현실을 무력화 시키는 힘이 있다고, 사랑이 아닌 이유로 연인에게 달려가기 망설이는 이들의 등을 떠밀고 싶다. 이자가 붙지 않는 감정이라 해도 사랑만이 우리에게 낭만의 삶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어떤 상대로 인해 망설이고 흔들린다면 소위 계산이라고 하는 셈을 하게 된다 해도, 그 감정 자체가 이미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당신의 사랑에는 모든 것을 이겨낼 힘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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