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러 책 중에서도 이 책이 내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제목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떠돌이의 삶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방랑자'들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된 걸까?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흥미로워 졌다.
하지만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문체는 달라!' 라는 느낌을 받기엔 책이 매우 난해했다. 장편 소설의 탈을 쓴 단편 소설 같았으며 몸의 하나하나를 해부하는 듯한 문체가 신선했다. 책의 문장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읽다 보니 몇 가지는 마음에 드는 부분 부분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부분은 주인공이 외부에서 왔던 수많은 구속에서 벗어나고 방랑자가 되면서 자유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랑을 끝내고 결국 다시 돌아가는 부분은 너무 현실적이라 참담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결국 돌아갈 자리, 돌아가야 할 자리라는 점이라는 부분에서 특히 현실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짤막 짤막한 소설들 모두 우울함이 가득한 스토리였지만,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담담하게 써 내려간 그 문체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책으로 힐링하고자 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주인공이 시체를 박제하는 일을 하는 이야기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문장이 짤막짤막하여 읽기는 편했으나, 읽는 내내 나와는 성향이 정말 다른 작가의 스토리에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아 괴로운 마음이 컸다.
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 속에 여운과 물음표들이 남았다. 소설 속 각 캐릭터들, 각 방랑자들이 느낀 자유는 더 깊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누군가는 이 책을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들 모음집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여행을 다닐 때 읽을만한 좋은 책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책은 삶을 살면서 놓치고 있는 생각, 감정들을 다시 잡고 싶거나 하나하나 곱씹으며 놓치고 싶지 않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