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멸종> 이정모 지음, 다산북스
‘무도키즈’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 가? ‘무도에 다 있다’는 밈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563부가 방영된 MBC 예능 ‘무한도전’과 관련된 말이다. 나 역시 토요일 저녁 무도를 본방사수하고 그러지 못할 때는 TV에 내장되어 있는 녹화기능으로 녹화를 해서라도 꼭 챙겨보았다. 기억에 남는 수많은 에피소드 중 지금도 유튜브에서 종종보곤 하는 에피소드가 있으니 바로 ‘나비효과'. 내가 편하게 쓰는 에어컨을 비롯한 전기사용으로 인한 뜨거운 열이 얼음을 녹이고 그렇게 녹은 물로 수위가 점점 높아져 그 피해는 다시 내가 받게 된다는 이 에피소드가 방영된 시점은 2010년으로, 이때만 해도 그냥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불과했고 온난화를 경고하는 과학자들의 말이 크게 와 닿지도 않았다. 어제도 오늘도 별 일없었으니까.
십여 년이 지난 현시점, 전 세계의 가장 큰 화두는 지구온난화이다. 그로인한 기후변화로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올 여름은 그 어떤 여름보다도 더웠으며 와중에 특정 지역은 기록적인 폭우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예년과 다르게 길게 이어진 가을 날씨에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 첫 눈의 설렘을 느낄 겨를도 없이 영화 <투모로우>를 연상케 하는 폭설이 내려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통마비가 오기도 했다. 이렇게 뭐 하나 중간이 없이 극과 극을 치닫는 날씨를 보면서 멀게만 느껴지던, 나와 상관이 없을 것만 같던 지구온난화의 여파를 이제야 절감하고 있다. 참으로 어리석게도.
<찬란한 멸종>은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이야기한다. 지구에서 일어난 다섯 번의 대멸종은 대륙이동, 빙하기, 소행성과 운석 충돌, 육지가 넓어지는 해수면 하강, 화산 폭발 등 자연적인 원인으로 발생하였는데 그 원인들을 큰 틀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기후변화였다. 멸종 당시 생명체들은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천재지변을 어찌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류 활동의 결과로 이전의 것들과는 매우 다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답을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만 변하면 되는 문제인 것이다.
과학계의 예민한 의견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현실이 되어버린 기후위기 속에 누군가는 인간만 없으면 된다고, 인간이 없는 지구를 바란다고 하지만 나는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나는 인류가 지속하는 지구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