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섹기 세계사의 열한가지 큰 사건을 다룬 보고서이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독자의 관심을 끈 이유는 사건 자체가 지닌 이야기의 힘 때문이다. 드레퓌스 사건부터 독일 통일과 소련 해체까지 모든 사건이 극적이었다. 등장인물의 삶과 죽음은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저자는 오래된 책을 다시 쓰면서 세상과 저자의 변화를 돌아보았다고 한다. 저자는 역사의 발전을 예전처럼 확신하지 않는다. 사회적 불의와 불평등을 집단적 의지와 실천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인간 이성의 힘을 신뢰하지만 생물학적 본능의 한계로 호모사피엔스가 스스로 절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20세기 세계사의 위대한 성취인 민주주의와 디지털혁명의 혜택을 누리며 글을 썼다고 한다. 1987년에는 정부가 출판을 검열하고 판매를 통헤하여 이용할 수 있는 책이 제한됐지만, 최근에는 그와 정반대로 정보의 바다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처음에는 교과서와 언론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그린 그림을 바로 잡으려다 보니 초판은 반대편으로 치우친 면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일부 수정하였지만 초판 '거꾸로 읽는' 자세 전부를 버리지 않았다. 반공주의와 친미주의가 힘을 다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해서 반공주의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을 우방으로 여긴다고 해서 친미주의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공산주의에 반대하지만 반공주의자는 아니며, 한미 우호관계를 중시하지만 친미주의 역시 아니라고 한다. 어떤 특정한 이념이나 정책을 놓고 사람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도 있고, 때로는 판단을 바꾸기도 한다. 그러니 그런 것을 신념체계로 만들어 세상을 보는 잣대로 삼을 필요는 없다. 그런데로 우리나라 언론은 여전히 이념의 색안경을 걸치고 세상사를 보도한다. 저자는 교과서와 언론이 소홀하게 취급하는 몇몇 사건들을 비중있게 다루었고, 어떤 사건은 다른 시각으로 서술했다. 오늘의 '지구촌'이 어떤 역사의 곡절을 품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이책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