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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5.0
  • 조회 379
  • 작성일 2024-11-08
  • 작성자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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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할아버지가 통치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무럭무럭 자라 가정을 통치한다. 개천에서 용 나기도 어렵고 자수성가도 어려운 이 시대에 용케 글쓰기로 가세를 일으킨 딸이 집안의 경제권과 주권을 잡는다. 가부장의 집안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법한 아름답고 통쾌한 혁명이 이어지는가 하면, 가부장이 저질렀던 실수를 가녀장 또한 답습하기도 한다. 가녀장이 집안의 세력을 잡으면서 가족구성원1이 된 원래의 가부장은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음으로써 아름답고 재미있는 중년 남성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 가부장은 한 팔에는 대걸레를, 다른 한 팔에는 청소기를 문신으로 새기고, 집안 곳곳을 열심히 청소하면서 가녀장 딸과 아내를 보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가부장제를 혁파하자는 식의 선동이나 가부장제 풍자로만 가득한 이야기는 아니다. 가녀장은 끊임없이 반성하고, 자신을 키우고 생존하게 한 역대 가부장들과 그 치하에서 살았던 어머니, 그리고 글이 아니라 몸을 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에 대해 생각한다. 슬아는 그 어느 가부장보다도 합리적이고 훌륭한 가녀장이 되고 싶어하지만, 슬아의 어머니 복희에게도 가녀장의 시대가 가부장의 시대보다 더 나을까? 슬아의 가녀장 혁명은 과연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가세를 일으키려 주먹을 불끈 쥔 딸이 자신과 가족과 세계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분투하는 이슬아의 소설은 젊은 여성들이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며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혁신과 서사를 만들어내는 요즘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소설 속에서 이슬아는 당당하게 선언한다.

“그들의 집에는 가부장도 없고 가모장도 없다. 바야흐로 가녀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가부장의 시대를 지나 가모장의 시대가 아니라 가녀장의 시대라고 표현한 것이 특이했다.
처음 몇 장 읽었을 때의 인상은 영화 '기생충'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한 가족이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일상들과 그 주인공들의 내면의 소리를 세세히 표현했다. 이 책에서 이슬아의 부모님은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빠가 아닌 본인의 이름으로 불린다.

​웅이씨와 복희씨.

​그들도 누군가의 부모가 되기 전에는 찬란한 본인의 인생을 살았겠지. 찬란했던가? 자녀에게 월급을 받고 가족을 위해 일하는 지금이 과거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며 여러 고충을 겪던 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이들에는 평화롭고 찬란한 일상이다.
웅이씨와 복희씨는 자녀를 존경한다고 했다. 자녀를 존경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 가족은 서로를 존경하고 존중한다. 복희씨의 대가 없는 가사 노동은 월급으로 마땅히 존중받고, 웅이씨의 취미 같은 집안 청소와 매일 아침 와이프와 딸을 위해 내려주는 커피도 월급으로 존중받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회적 통념들이 당연하지 않고 모두의 수고로움을 인정하며 존중하는 사회. 평범한 일상을 색다른 관점에서 서술하여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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