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먼저 접한 책으로 김고은, 이상이 배우가 출연한 것으로 유명한 영화의 원작이다.
이제는 흔한 소재가 된 성소수자의 이야기, 이른바 퀴어소설이다.
게이 남성인 주인공 ‘나’는 대학 동기인 여성, 재희와 동거한다.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가깝게 지내다가 재희가 스토커 남자에게 위협받은 사건을 계기로 같이 살게 된 두 사람이 재희의 임신중절수술, 그리고 ‘나’의 연인의 죽음과 작가 등단 등 20대의 큰 사건들을 함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재희》, 말기 암 투병 중인 엄마를 간병하면서 지내다가 5년 전에 뜨겁게 사랑했던 형의 편지를 받고 다시 마음이 요동치며 과거를 떠올리는 ‘영’의 이야기를 담은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등 청춘의 사랑과 이별의 행로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그려내고, 때로는 밀도 높게 성찰하는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책은 흡입력 있으며, 간혹 날카로운 문장들이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의 작가는 성에 있어 가볍게 보일 수 있는 면모를 오히려 작품의 매력으로 끌어올린다.
한편 그 안에 캐릭터마다 사연을 담아내어, 이야기의 무게감을 싣는다.
청년세대의 결핍된 삶, 사랑과 상실,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성찰하며, 잃어도 슬프지않아 담담한 캐릭터를 통해 표현한다.
곳곳에 유머 코드가 가득한데, 작가는 그에 만족하지 않고서 끝없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별 볼 일 없는 청년의 일상은 물론 엄마라는 존재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에 이르는 주인공의 궤적을 ‘압도적으로 아름답게’ 펼쳐낸다.
그리고 주인공이 말하는 "사랑은 대도시의 불빛 같아.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저 차갑고 딱딱한 네온사인일 뿐이야"라는 대사는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영화로 보면 책의 여운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해졌다.
많은 작품으로 실사화된 책인 만큼 현대 사회를 향해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되며, 특히 젊은 세대에 공감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사랑과 고독에 대해, 그리고 함께하는 이웃, 동료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관계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한국의 퀴어소설이 이렇게나 발전하였는가 감탄하게 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