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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5.0
  • 조회 354
  • 작성일 2024-12-12
  • 작성자 최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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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 1962~ )가 2009년에 발표한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Prowadź swój pług przez kości umarłych)』(2009)는 지금껏 올가 토카르추크가 발표한 소설들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유혈이 낭자한 범죄물, 즉 장르문학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단숨에 읽힌다. 범인이 누구인지, 그 동기가 무엇인지 대단원에서야 밝혀지는 스릴러의 플롯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가 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메시지와 주제의식을 생태중심주의와 에코페미니즘에 입각해서 분석해보았다. 작가 스스로 ‘모럴 스릴러(moral thriler)’라고 규정한 이 작품은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패러다임의 재정립과 새로운 질서의 확립을 요구한다. 파국으로 치닫는 충격적인 결말을 통해 토카르추크는 인간과 동물이 생태계에서 서로 동등한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고, 인간이 동물에게 행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과 착취, 그리고 잔혹 행위는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범죄 못지않게 심각하게 인식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소설은 모든 종류의 폭력과 생태 파괴 행위에 대한 눈물겨운 저항의 기록이며,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존재가 자신보다 더 힘없고 연약한 존재가 겪는 고통에 공감하면서, 그들에게 연대와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이야기이다.

공감과 유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문학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문학은 사람과 사람을 소통하게 만드는 가장 정제되고 정교한 형식입니다. 타인에게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잠시나마 자아를 벗어던진 채, 또 다른 ‘나’의 모습인 타자의 세계로 위대한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입니다. (……) 인간은 실은 서로가 서로를 놀랍도록 닮은 존재라는 사실을 문학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우리가 쓰고 또 읽는 한 우리는 함께입니다.
― 올가 토카르추크 기고문 「두려워하지 마세요」(2016. 4. 23) 중에서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에는 채식주의, 생태주의, 동물권 수호 등 작가의 신념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토카르추크는 평소 여성이나 성 소수자의 인권, 난민 문제, 환경 오염, 동물 학살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해 왔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작가는 그 상의 상금 일부로 브로츠와프에 ‘토카르추크 재단’을 설립했다. 폴란드의 문화와 예술을 홍보하고, 자연에 대한 범세계적 인식을 제고하며, 동물권 보장에 앞장서는 환경 운동을 펼치기 위해서다. 토카르추크는 노벨 문학상 수상 기념 기조 강연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끝없는 분쟁, 책임 의식의 부재가 세상을 분열시켰고, 함부로 남용했고, 파괴했다. (……)
세상이 죽어 가고 있는데, 우리는 심지어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있다.

토카르추크는 세상을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단일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작지만 강력한 그 단일체의 일부이며, 생태계에서 인간은 동등한 존재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여긴다. 인간과 동물의 상호 의존적인 공생 관계를 강조하는 작가는 문학이 인류가 처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메시지가 될 수 있고, 문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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