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한 명이 도로에서 운전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이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회사원이 안과를 방문하는 동안 회사원 근처의 사람들이 차례로 실명하며 실명은 무서운 속도로 퍼진다. 실명 사태 초기에 정부가 회사원과 안과 의사, 그리고 그들과 접촉한 모든 사람을 폐기된 정신병원(시설이 매우 열악하다)에 격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실 시력을 잃지 않은 의사 아내는 자신도 앞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짓말을 하여 남편의 뒤를 따라 격리 장소로 가고, 눈이 먼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몰려 들어왔고 사상자도 늘어만 갔다. 게다가 부족했던 식량 배급까지 끊기고 그 마저도 깡패들에게 빼앗겨 생활은 더 엉망이 되어간다. 의사의 아내를 제외하고 눈이 먼 사람만 수 백이 살고 있으니 당연하게도 일상생활, 목욕, 청소, 병원 관리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에 위생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닫았다. 아무 곳에서나 볼일을 보다 보니 화장실은 물론 침대까지 사방팔방 인분으로 뒤덮히고 제대로 환기도 못해 악취가 진동한다. 도저히 필설로 다할 수 없는 더러움이라는 서술이 나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폐병원의 상황은 혼음, 불량배들에 의한 강간과 살인이 만발하는 막장 사태로 치닫는다. 이 불량배들에게는 권총이 있었고, 또 패거리에 원래 태어날부터 눈이 안 보였던 시각장애인이 있어서,[5] 눈이 안 보이는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힘으로 찍어누르고 식량을 전부 독차지한 뒤 보석이나 여자를 바치면 음식을 조금씩 주는 식으로 독재체제를 만드는 등의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인간의 본성과 폭력성 그 와중에 이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등이 상충하는 묘사가 그려져 있다.
소설 속 인상깊은 구절은 "우리는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으면 이미 눈 먼 자와 다르지 않다는 부분이다. 오늘의 사회에 나타나는 물신화현상과 배려의 부재 등으로 우리 스스로는 애써 보지 않으려는 현실들이 많을 것이다. 결국 눈 먼 자들의 도시는 눈뜬자들이 살아가는 작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