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은 포도당을 만들고, 호흡은 크레브스 회로를 통해서 포도당을 태운다는 관점은 광합성과 호흡에서 일어나는 당의 화학반응을 물질대사의 중심, 생명의 중심에 위치시키기 때문에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물질대사의 핵심은 당이 아니라 오히려 크레브스 회로에 있다. 고대의 세균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라는 단순한 기체를 반응시켜서 보편적인 생명의 전구체들을 만들기 위해서 이 회로를 일상적으로 거꾸로 돌리기 때문이다.
태초로 돌아가서, 이와 동일한 화학 반응이 자연에서 어떻게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특히 심해의 열수 분출구에서는 세포와 구조가 비슷한 얇은 무기물 격벽을 사이에 두고 생기는 가파른 양성자 기울기로 인해서 수소와 이산화탄소 사이의 반응이 일어나기 쉽다. 우리는 이런 화학이 원칙적으로 세포의 모든 핵심 물질대사를 일으켜서 유전자의 구성 재료까지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보편적인 순환 회로라는 생각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인간의 크레브스 회로 역시 종종 로터리에 더 가깝다. 흐름은 어디에서나 들어오고 빠져나가며, 심지어 회로의 다른 부분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흐르기도 한다. 초기 지구의 에너지 제약으로 인해서 세균들은 효율적인 물질대사와 협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광합성이 진화하면서 생명은 영원히 바뀌었다. 반응성 높은 광합성 폐기물인 산소 농도가 증가했고, 그로부터 약 20억 년 후인 캄브리아기에는 지질학적인 시간 개념으로는 갑작스럽게 동물이 등장했다.
암과 연관된 돌연변이는 정상 조직에서도 흔히 발견되고, 정상 조직에 둔 암세포는 종종 분열을 중단한다. 사실, 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나이이다. 암은 우리가 나이를 먹는 동안 크레브스 회로의 음양에서 생겨난다. 에너지 생산뿐 아니라 생합성에도 같은 경로를 써야 한다는 점이 암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크레브스 회로를 통한 유동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느려지면, 숙신산 이온(succinate) 같은 중간산물이 축적된다. 그러면 아주 오랜 조상의 경로가 촉발되면서 낮은 산소 농도를 처리하고, 염증과 세포 성장과 증식을 일으키는데, 이 모든 것이 암을 촉진한다.
크레브스 회로의 유동이 나이가 들수록 더 느려지는 이유의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서 세포 호흡이 점차 부진해지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생활방식에 따라서도 다르고, 핵과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우리의 두 유전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를 기반으로 노화의 자유 라디칼 학설에 대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서 왜 조류는 비슷한 크기의 포유류보다 훨씬 더 오래 사는지, 항산화제는 왜 도움이 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다. 그리고 뇌가 완전한 기능을 하려면 왜 완전한 크레브스 회로가 필요한지, 왜 세포 호흡의 부전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과 연관이 있는지도 살핀다.
매 순간 이어지면서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물질대사의 유동이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있는 자아라는 감정과 서로 얽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