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의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 위치한 도시이다. 이슬람을 상대로 한 스페인 가톡릭 저항운동을 상징하는 도시로 10세기 이슬람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가 2세기에 들어 재건되었다.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네오 클래식 등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는 구시가지는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는데 198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도시의 하이라트는 단연 이곳을 찾는 모든 순례자들의 마지막 발길이 향하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이다. 두가봐도 감잔할 만한 스케일의 건축물이지만 특히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 도착한 순례객들에게 이 성당의 존재는 감동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9세기 무렵부터 수많은 이들을 맞이해온 천주교 순례의 상징적 장소로 스페인의 수호성인이자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성 야고보 사도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들로 둘러싸인 보므라도이로 광장에 위치한 이 대성당은 로마네스크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되며 중세 시대 조각이 장식된 영광의 현관 지붕은 그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필연적으로 드리워지는 인생의 그림자를 고통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삶을 성숙하게 하는 고마운 경험으로 끌어안을 수 있기를 그러한 나를 이 길의 끝에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원하지 않는 혹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들이 벌어졌을 때 끝없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대신 그런 일이 우리 삶에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산티아고 길이 몰고 온 변화의 물결은 겉으로 보이는 것들이 아니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원을 그리며 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청난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며 위대한 자연의 힐링을 선물받고 함께 걷는 이들과 깉고 단단한 동지애를 느겼던 산티아고 길 순례의 매 순간은 내 생애 가장 인간적이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직접 가보기 전에는 알 수 없고 어느 누구도 같은 것을 얻어 올 수 없는 길이지만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언젠가 당신도 그 길이 부르는 때가 오거든 주저 없이 한 번쯤 더나 보기를 그러나 혹여 현실을 뒤로하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 하여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단언컨대 산티아고 길이 주는 선물은 우리 삶의 도처에 무엇보다도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언제 어떻게 그것을 발견하는가 하는 것일 뿐이다. 당신만의 보물을 발견하는 여정에 진심으로 행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