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자들의 도시’는 1995년 발행된 포르투칼 출신 사라마구 만년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정체불명의 전염병 ‘백색실명’으로 온 도시가 순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눈이 멀어버린 전염자들이 방독면으로 무장한 군인들에 의해 격리수용소로 수용되면서 점점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준다.
2019년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인 SARS-CoV-2에 의해 발병한 급성 호흡기 전염병인 코로나-19가 2020.3.경 국제적 범유행(팬데믹)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3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의 싸움 끝에 2023년 5월 5일,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의 국제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PHEIC)의 해제를 발표했다.
책을 읽는 내내 살짝 소름끼쳤다
3년여 간의 긴 시기동안 전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이 종식 선언된지 이제 1년여 남짓인데, 아직 그 여운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_19가 발병하기 25년 전에 원인불명의 ‘백색실명’이 도시 전체를 물들어 버리는 내용의 글이 쓰여졌다.
그리고 25년 후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인 SARS-CoV-2에 의해 급성 호흡기 전염병인 코로나-19가 발병하였고 이 후 전 세계를 코로나-19로 휩쓸었다.
급성 호흡기 전염병인 코로노-19와는 전염경로가 다르지만 25년 전에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온 도시가 마비되가는 모습이 코로나 팬데믹일때의 모습과 오버랩 되었다.
오래 전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 소설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백색실명’이라는 원인불명의 전염병으로 인간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인간성’을 잃고 가장 추악한 밑바닥까지 보여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긴 시간동안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었다. 게다가 전염병 대유행 주기는 계속 짧아지고 있다.
언제 또 새로운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창궐할지 두려움이 앞선다.
평범한 어느 날 오후 도시 한복판에 자동차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신호 대기 중이던 자동차 중 한 동양인 남자가 갑자기 눈이 안보인다고 한다. 이후 그를 집까지 데려다 준 남자,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를 진료했던 의사,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의 아내, 의사가 진료했던 다른 환자들도 모두 눈이 멀어버린다. 온 세상이 검게 보이는 실명이 아니라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이상현상 일명 ‘백색실명’이 발병한 것이다.
‘백색실명’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실명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을 겪게 되며 정부는 ‘백색실명’ 현상을 전염병으로 여기고 감염자들을 정신병동에 격리수용하기에 이른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병동에서 오직 의사의 아내만이 눈이 멀지 않는다.
혼자만 보이는 것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였을 것이다. 보지 않아도 좋을 충격적인 현장들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온통 배설물로 덮여진 병실 그리고 군인들은 자신들도 전염될까봐 사람들을 총으로 무자비하게 죽이고, 격리자들 중 한 무리는 자신들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음식을 빌미로 여자들을 강간한다. 그 결과 눈이보이는 의사의 아내는 그들 중 우두머리를 가위로 찔러 살해한다. 눈먼 여자 중 한명은 정신병원에 불을 낸다. 수용되었던 눈먼자들은 정신병동 밖으로 나갔지만 병동을 지키던 군인들은 이미 한명도 없었다. 군인들 역시 모두 눈이 멀었던 것이다.
도시의 사람들은 모두 눈이 멀어서 음식을 찾으러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아무데나 배설을 한다. 개들은 길거리에서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뜯어먹는다. 눈이 보이는 의사의 아내는 자신의 남편인 의사, 색안경 낀 여자, 사팔뜨기 소년,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 검은 안대를 한 노인 등을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다.
거기서 그들은 음식을 찾아 먹고, 빗물로 몸을 씻고 잠을 청한다. 그러던 어느날, 맨 처음으로 눈이 보이지 않게 된 남자의 시력이 회복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눈먼 자들의 시력 역시 돌아온다.
의사의 아내는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이는 하늘을 올려 보다 이제 자신의 차례일 것으로 생각하고 두려움 때문에 눈길을 아래로 돌리지만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출처] [독후감] 눈먼자들의 도시, 사라마구|작성자 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