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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사회
5.0
  • 조회 356
  • 작성일 2024-12-04
  • 작성자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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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 아내 말을 들어보니, 어린이집에서 친구가 손톱으로 얼굴을 할퀸 것이라고 한다. 미취학 연령의 아이들끼리 부대끼다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 얼굴에 또 하나의 상처가 생겼다.
아이 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다.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이유와 조치 매뉴얼을 물었다. 가해 아이를 타이를 수 밖에 없다는 답변이었지만,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선생님 말에 더 통화를 할 수 없었다.
며칠 후 아이 얼굴에 다시 상처가 났다. 동일한 아이가 한 일이라고 한다. 선생님을 통해 아이 부모님 전화번호를 받았다. 아이 부모님과 통화하며 이렇게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은 부모 차원에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임을 나름대로 설명했다. 상대방 아버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했고, 내 목소리는 높아졌다. 이렇게 아이 부모들끼리도 생각이 다르다. 3번 반복은 4번 반복이 당연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고를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에, 우리는 특수한 직역의 사람들에게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의무를 부여한다. 선생님이 그렇다. 당시 나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그 아이의 반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이 문제의 답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다른 아이의 피해가 없도록, 정원이 남는 반에 채워 달라고 요청했다. 매뉴얼에 따른 조치가 무엇인지 불분명했고, 이 조치를 실행하려는 어린이집의 의지가 불확실했다.
아이가 참 귀한 세상이다. 모두가 아이를 잘 키우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어린이를 향한 세상의 사랑이 커질수록, 도리어 그들의 세상은 자꾸 비좁아진다. 아이들은 잘못을 할 기회도 용서를 빌 기회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친구와 싸우거나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뛰어다닐 기회마저도 잃어가고 있다. 그 모든 걸 대신 해결해 줄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자기들끼리 잘 지낸다. 때론 너무 답답해서 그냥 대신 해주고 싶다. 미숙한 아이들끼리 만나니 틈만 나면 울고불고 싸우고 혼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렇게 몸부림을 치면서 자신의 세상을 팽창시킨다. 세상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는 걸 깨닫고 그들과 맞물려 살아가는 법을 천천히 배우면서 말이다. 심지어 아이들은 어른보다 훨씬 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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