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네 가족이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한적한 호화 별장지에 모인다. 그리고 연례행사인 우아한 바비큐 파티를 즐긴 그날 밤, 파티 참석자들 중 다섯 명이 살해당하고 한 명이 다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금방 자수했지만, 그저 사형을 당하고 싶어 무차별 살인을 했다는 자백뿐, 하룻밤 사이 그 많은 사람을 살해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는다. 범인이 이대로 진술을 거부한 채 바람대로 사형당하면, 진상은 영원히 알 수 없게 된다. 유족들은 가족이 어떻게 살해당했는지 알고자, 다시 한번 한자리에 모여 그날의 사건을 규명하는 ‘검증회’를 열기로 한다.
사건 당사자가 아닌 사람도 도움이 된다면 데려와도 좋다는 조건의 검증회. 사건 당일, 유족 중 한 명은 경시청 수사1과 엘리트 경찰인 ‘가가 교이치로’ 형사와 동행한다. 검증회의 사회를 맡게 된 가가는 “조금이라도 거짓이 섞이면 진상 규명은 멀어”지니, “거짓말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수월하게 진행되는 듯하던 검증회는, 섬뜩한 메시지가 담긴 한 통의 편지가 공개되며 혼란에 휩싸인다. 검증회를 통해 재구성되는 그 밤의 비극. 거짓말 속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일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열다섯 명의 인물들은 한 명 한 명이 특별한 개성으로 돋보이며, 소설은 매 순간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이야기를 바로 옆에서 보는 듯 생생한 현장감이 가득하다.
쉽사리 풀리지 않는 어려운 수수께끼가 존재하고, 그 진상을 파헤쳐 규명하는 것에 중점을 둔 본격 미스터리 장르의 작품이지만 작가가 구현한 입체적인 등장인물들로 인해, 독자는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관계와 사연을 따라 이야기를 읽게 된다.
특히, 작가는 과거 일본에서 존속살해 사건이라는 실화를 모티브로 삼으며 독자들에게 강력한 사회적 메세지를 주고 있으며, 처음 등장하는 15명의 인물 중에서 분명히 범인이 있으니 한번 추리해 보라는 작가의 독자에 대한 도전도 작품의 빼놓지 못하는 흥미 요소이다.
주인공인 가가형사의 추리가 끝날 때쯤 다소 의외의 인물이 진범으로 밝혀지는데, 사실 의외라기 보다는 여타 작품에서와 비슷한 흐름으로 결과가 이어져서 다소 아쉽기도 하였다. 다만, 마지막 가가 형사가 직접 지목하지 않은 추가적인 범인에 대한 열린 결말은 조금 신선한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