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주인공인 '구'가 사채업자에 의해 죽고, 그의 연인인 여자주인공 '담'이 구의 시체를 먹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인물이 번갈아가며 화자가 되어 그들이 겪은 상황에 대해 서술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시점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그들의 불행과 불행속에서도 지키고자 한 그들의 사랑을 비추는데, 꽤나 긴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큰 틀은 연애소설이지만, 일반적인 사랑이나 연애를 다룬 소설과는 다소 상반되는 분위기의 소설이다. 처음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서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의 시체를 먹는 식인 장면은 사랑이라고 잘못 포장된 광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정도로 충격적이다. 또한. 둘의 사랑은 일반적인 연인의 연애방식이나 모습에서 차이가 있다. 두 주인공 모두 어려서부터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났고, 의지할 곳 없는 둘에게는 서로가 서로의 전부가 된다. 이는 사랑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서로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게 만들어 오히려 서로를 사랑할수록 그들에게는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그럼에도 서로를 걱정하고 상대방을 위해 헌신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한편으론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절망적이었는지 역시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죽은 연인의 시체를 먹으며 "너를 먹고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아 있을거야. 죽은 너와 끝까지 살아남아 내가 죽어야 너도 죽게 만들거야."라는 담의 독백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사랑의 본질과 그 깊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요즘 사회는 이런 조건없는 사랑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나로써, 발버둥에 가까운 두 사람의 삶과 사랑 방법이 나는 어떻게 사랑을 하고 또한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처음 이야기의 시작점이 다소 기괴하고 난해하기도 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불행포르노적인 면이 개인적으로 다소 느껴져 읽는 이에 따라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이 들긴 한다. 하지만 사랑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점에서 색다른 관점의 소설을 찾고있거나, 취향이 다소 마이너한 사람에게는 추천해볼만한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