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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5.0
  • 조회 355
  • 작성일 2024-12-04
  • 작성자 박동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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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책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하루키 에세이가 첫 책이어서 그런가. 이번 책은 그저 화자가 하루키로 읽힌다. 하루키의 취향까지 곳곳에 가득하다. 첫사랑에 빠진 열일곱의 하루키, 사십 대 중반의 하루키, 유령이 된 하루키, 닥치는 대로 읽는 하루키, 카페를 운영하는 하루키. 도서관을 운영하는 하루키, 꿈을 읽는 하루키, 그리고 고양이와 비틀스, 홍차와 위스키.
의미보다는 이미지를 그려가며 읽었다. 문장도 평이하고 구성도 난해하지 않아 책장은 잘 넘어간다. 절반쯤 읽었을 땐 일본 애니메이션의 몇 장면들이 스친다. 청량한 여름빛과 순수한 첫사랑의 반짝임, 본체를 잃은 쓸쓸한 그림자의 움직임,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속 작은 도서관에 보관된 오래된 꿈들의 속삭임. 아린 눈의 통증을 견뎌가며 꿈을 읽는 이의 진지함이 머릿속을 메워간다.
이 책은 사십 년간 묻어두었던 중편작을 새로 다듬어 총 3부 구성하였다고 한다. 43년 만에 마침내 완성작이 된 것인데 무엇보다 질병과 전쟁이 지나는 기간에 쓴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어 보인다. 불확실한 벽은 시대를 반영한 형태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인간 내면세계를 탐구한다. 무언가와 무언가를 잇기 위해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꿈과 현실이 하나가 되고 죽은 자와 산 자의 친밀한 교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다. 본체와 그림자가 분리된 세계로 인해 영혼과 껍데기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운명의 사랑 역시 자아를 혼란에 빠뜨린다.​
'네 것이 되고 싶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소녀의 마지막 말은 소년의 소유욕에 불을 질렀고 도시에서 만난 소녀가 분명 같은 소녀가 아님에도 미련을 떨치지 못한다. 소년 역시 어쩌면 영혼에 역병이 든 것이다. 그림자의 조언이 없었다면 영원히 자아를 놓아버렸을지도 모른다. 최종적으로 또 다른 자아인 M 과의 완전체를 통해 진정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무엇보다 불확실한 벽이라는 단어를 통해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의 영역을 확장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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