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존슨의 『수학의 힘』은 수학적 사고가 우리 삶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팬데믹, 사회적 불평등, 전쟁과 같은 복잡한 문제들 속에서 수학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통찰을 제공하는지를 생생하게 풀어낸다.
팬데믹 상황에서 수학적 모델이 사용된 방식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예측하고 방역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존슨은 초기 팬데믹 예측이 실패한 이유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3장: 우리의 팬데믹 예측은 왜 틀렸을까?). 가장 큰 문제는 실제 감염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입원자 수, 사망자 수, 혹은 확진자 수에 의존했다는 점이다. 이는 질병의 확산 속도를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방역 대책의 시기와 강도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했다. 예를 들어, 무증상 감염자나 검사를 받지 않은 감염자가 상당수 존재했음에도 이를 모델에 포함하지 못한 점이 주요 문제였다. 이 사례는 수학적 모델이 얼마나 정확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데이터의 질이 예측의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존슨은 수학을 활용해 사회적 불평등을 드러내는 사례로, 남성과 여성의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을 분석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7장: '숨어 있는 불평등 찾아내기'). 특정 기업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2배나 많이 합격했는데, 조건부 확률을 사용해 직무별 지원자 수와 합격률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더 많이 지원했기 때문이고, 오히려 조건부 확률에서는 여성에게 더욱 우호적으로 채용절차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얘기할 수 없는 이유는 채용 초기 단계에서 여성이 많이 지원할 수 없도록 하는 구조적 메세지가 있을 수 있다. 이는 단순 통계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차별적 요소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밝혀낸 대표적인 사례로, 단순한 결과치만으로 사회 현상을 진단하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8장에서는 앨런 튜링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추축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베이즈 정리를 사용한 사례가 소개된다. 튜링은 독일군의 암호화된 메시지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관측된 암호 패턴과 새로운 관측 정보를 결합해 가능성을 점차 좁혀갔다. 이 접근법은 암호 해독기의 성공적인 작동에 기여했으며,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례는 베이즈 정리가 단순한 수학 공식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문제 상황에서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전쟁 속에서도 수학이 전략적 도구로서 빛을 발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존슨은 이처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수학이 단순히 숫자와 공식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강력한 도구임을 강조한다. 팬데믹 사례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불평등 분석은 사회적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데 수학적 사고가 얼마나 유용한지를 보여준다. 튜링의 사례는 수학이 어떻게 혁신적이고 전략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 결론적으로, 『수학의 힘』은 독자들에게 수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수학을 단지 학문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강력한 사고방식으로 소개하며, 누구나 수학적 사고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