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너무 가까이 지내면 슬픔에도 중독될 수 있어. 슬픔이 행복보다 익숙해지고 행복이 낯설어질 수 있어."
이 책은 같은 상처를 겪고, 살면서 또 각자의 여러가지 상처를 가지게 되는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체적인 메세지나 흐름으로 봤을 때는 분명 흡입력 있고 전달력도 확실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살면서 단 한 번도 상처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지만, 그 상처를 알아주는 누군가와 함께라면 그 상처를 아예 없던 것처럼 지울 수는 없더라도 더 이상 덧나지 않게, 잘 아물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의 등장인물인 도담과 해솔이 분명 견디기 어려운 시련을 겪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했지만 앞으로 살면서 상대방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하며 살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읽으면서 살짝 아쉬운 점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불륜이라는 소재를 살짝 미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조금 불편했고, 또한 두 사람에게 거듭 반복돼서 불어 닥치는 풍파가 계속되자 읽으면서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살짝 느끼긴 했다. 나는 원래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글을 좋아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나락으로 밀어 떨어뜨리는 행위가 계속되는 것을 조금 못 견디는 편이다. 그런데 심지어 부모가 자식에게 행하는 그런 행위는 더더욱 읽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현실 반영을 잘 한 책이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관계의 부모 자식 사이가 존재할 수 있고, 도담과 해솔보다 더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
그리고 읽으면서 계속 든 또 하나의 생각은 도대체 사랑이 뭘까 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이기에 상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스스로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짓을 서슴지 않는 걸까. 책의 마지막에서 내 물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누군가 죽기 전에 떠오르는 사람을 향해 느끼는 감정, 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랑이란 말을 발명한 것 같다고. 그 사람에게 한 단어로 할 수 있는 말을 위해 사랑한다는 말을 만든 것 같다고." 진부하고 오글거리지만 사랑이 내 인생의 버팀목이 되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든, 키우는 강아지에 대한 사랑이든, 아끼는 물건에 대한 사랑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