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홈 스위트 홈」
주인공은 시간이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파편적으로 공존한다고 믿는다. 주인공 ‘나’는 분명히 일어난 적 있으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집에 대해 엄마에게 이야기 한다. 엄마는 놀라며 ‘내’가 그 집을 기억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답한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기억하며, ‘나’의 기억은 ‘나’의 선택이 아닌 기억이 ‘나’를 선택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나’는 어진과 동거를 하고 있다. 동거한 지 삼 년째에 ‘나’와 어진은 위기를 맞는다. 바쁜 일상에 치여 힘겨워하는 어진과 그런 어진의 짜증에 ‘나’도 지쳤다. ‘나’와 어진은 이별하지 않고 환경을 바꾸기로 했다. 충남 보령의 작은 빌라로 이사한다. 앞뒤 창으로 계절마다 색이 변하는 뒷동산과 구름처럼 희뿌연 해수면이 보이는 집에서 잃어버리는 여유를 되찾아 간다. 그러나 어진과의 결혼을 앞둔 무렵, ‘나’는 암 진단을 받는다.
‘나’는 항암 치료를 끝냈지만 일 년도 못돼 암이 재발한다. ‘나’는 암 진단을 받은 것이 오로지 ‘나’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병원 로비에서 누군가의 말을 듣고 멈춰 선다. 아직 젊은 사람이 어떻게 살았기에 그런 병에 걸렸느냐는, 딱하다는 듯 혀를 차며 아픈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중년 남녀의 대화였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돌아가고 싶은 곳은 어디에도, 아직 없다.
‘나’는 그간 암이 재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직면하고 직접 미래를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돌아가고 싶은 그 ‘집’을 직접 짓기로 한다. 그곳에서 비 오는 날 부추전을 만들어 먹을 거라는 미래를 기억하면서. ‘나’는 엄마와 함께 폐가를 수리하며 ‘내’가 기억하는 집을 완성한다. 이삿짐을 옮기기 전에 그 집을 바라보며 앞으로 펼쳐질 ‘나’의 미래를 기억한다. 폭우의 빗방울 하나, 폭설의 눈 한 송이, 해변의 모래알 하나가 모여 단단해질 ‘나’의 스위트 홈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