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란 나이는 무언가에게 사로잡히기 위해서 존재하는 시간대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하나씩은 편히 사로잡힐 수 있어야 인생의 부피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제 조금씩 가닥이 잡힌다. 되돌아보면 어제도 우울했고 그제도 우울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물까지 흘리며 절박하게 부르짖을 만큼 우울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확실히 예전의 나와는 달랐다. 나는 걸으면서도 생각했고 일을 하면서도 생각했고 자면서도 생각했었다. 사랑에 빠져 행복한 사람을 보면서 생각했고, 등산에 빠져 주말마다 산에 가는 행복으로 나날을 보내는 옆자리 직원을 보면서도 생각했고, 죽을때까지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되뇌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대학 동기를 보면서도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스물다섯 해를 살도록 삶에 대해 방관하고 냉소하기를 일삼던 나는 무엇인가. 스물다섯 해를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무엇에 빠져 행복을 느껴본 경험이 없는 나, 삶이란 것을 놓고 진지하게 대차대조표를 작성해본 적도 없이 무작정 손가락 사이로 인생을 흘려보내고 있는 나, 궁핍한 생활이 아주 작은 개선만을 위해 거리에서 분주히 푼돈을 버는 것으로 빛나는 젊음을 다 보내고 있는 나, 더울 나쁜 것은 아직 사랑에 빠지지도 않았으면서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해서 결혼을 해버릴 수도 있다고 중얼거리는 '나'였다. 양귀자의 소설을 난 좋아한다. 세상의 온갖 불합리와 유형무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읽히길 바라는 바람으로 쓴 양귀자의 소설은 읽을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내게 준다. 삶을 대하는 진정한 예의를 알아서가 아닐까.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이란 긴 제목은 뽈 엘뤼아르의 시 커브의 전문이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지속되는 삶의 궤도 위에서 온 힘을 다해 커브를 도는 일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소설이 커브를 결심한 모든 이에게, 힘이 되길 바란 양귀자의 책은 읽을때마다 나에게 힘이 되고 있다. (정말 신기한고 더 벅찬것은 1992년도에 지어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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