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한 장을 쓰는 힘》은 글쓰기에 관한 책이지만 독서법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읽기를 이렇게 강조한 이유는 쓰기가 결코 읽기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읽은 게 없어 머릿속이 텅 빈 상태에서 억지로 문장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양질의 독서로 부지런히 머릿속을 채운 뒤라야 A4 한 장을 내 문장으로, 내 힘으로 메울 수 있다. 저자는 글쓰기의 마중물이 될 구체적인 독서법들을 제안한다.
예컨대, 독서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방에 책 세 권’을 담으라고 제안한다. 한 번에 세 권의 책을 골라 한꺼번에 읽어 나가는 것이다. 한 권은 마키아벨리 《군주론》, 플라톤의 《국가》 같은 ‘꼭 읽어야 하는 고전’에서 고른다. 이런 고전은 영혼을 살찌우지만 계속 읽기에는 힘에 부친다. 그럴 때 읽을 만한 재미있는 소설을 한 권 고른다. 마지막 한 권은 담백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심리학이나 사회학, 역사학, 과학 분야의 책이 제격이다.
물론 이런 다양한 책을 끝까지 읽기 위해서는 꼼꼼한 계획과 의지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한 달 동안 지켜나갈 독서 플랜은 어떻게 짤 것인지, 한 권의 책을 허투루 읽지 않고 깊이 있게 읽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도 함께 서술하고 있다.
“괜찮은 글 한 페이지를 쓰려면 적어도 100페이지의 독서량이 필요하다.” 저자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괜찮은 작품 한 편을 쓰려면 적어도 100편의 독서 기록이 필요하다.” 생각을 틔우고 좋은 글을 쓰는 데는 왕도가 없다. 가능한 한 많이 읽고 자신의 힘으로 써내며 글쓰기 근력을 길러내야 한다.
어렵사리 책 한 권을 다 읽은 후, 독서 기록을 써보려고 자리에 앉았다고 상상해보자. 갑자기 글이 술술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축구 경기를 많이 봤다고 운동장에서 곧바로 공을 잘 차게 되는 것은 아니다. 기초체력이 갖춰졌다면 축구에 필요한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읽기가 끝난 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20여 년간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획득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꺼내준다.
첫 번째로 저자가 내세우는 기술은 ‘독자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독서 기록을 할 때 누가 내 글을 읽을지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개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기억하기 위해서’라는 개인적인 이유로 독서 기록을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이란 독자가 있어야 완성된다. 게다가 누구를 대상으로 책을 소개하는지에 따라 글의 방향과 성격 또한 전혀 달라진다. 많은 사람이 간과하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 독자 설정이다.
저자는 쓰기의 기본기인 ‘요약하는 법’에 대해서도 글쓰기 초보가 알아두면 좋은 기술을 전수해준다. 글을 요약할 때는 기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책의 핵심 내용을 추려내는 일은 결코 간단하고 만만하지 않다. 저자는 제대로 요약하기 위해 “이 책에서 작가가 전하려는 바는 무엇인가?” “독자들이 이 책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 이 두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계적으로 글 전체를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제대로 정리할 수 있는, 이해한 부분들만을 요약한다면 요약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방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