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좋아하는 나는 책 목록에서 군주론이 눈에 띄어 별 고민없이 선택하였다. 그런데 아뿔싸...한 30페이지 읽어보니 그 당시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당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의 역사적 상황과 교황과의 관계 등의 이해가 우선 필요했던 것이다.
나는 곧바로 책을 덮고 어린이들이 보는 WHY시리즈에서 군주론을 찾아보았다. 역시 어린이용 도서로 이해하기 쉽게 기술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걸 먼저 읽고 겨우 군주론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마키아벨리는 1513년에 군주론을 썼다고 한다. 마키아벨리는 뛰어난 행정가이자 군사전략가로 당시 정부에서 쫓겨났지만 다시 등용되고픈 마음에 왕에게 쓰는 편지의 형태로 군주론을 썼다. 역사적 사건들을 나열하며 그 상황에서 군주가 잘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에 대해 기술하며 군주의 역할과 행동에 대한 지침을 제안하고자 한 것이다.
군주론의 가르침은 현대의 리더십에도 많은 부분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큰 틀에서 리더의 역할과 방향성에 있어서는 참고할 부분이 있을 것 같긴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시대상황이 너무 많이 다르기도 하고 무엇보다 윤리관이 다르다. 1500년대에는 유럽 제국들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고 식민지화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절대 아니다. 반대파를 완벽하게 제거하고, 때로는 아주 냉정하고 잔인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입장은 읽는내내 현대의 윤리관에 길들여진 나는 많이 불편하였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고객가 끄덕여지기도 하였다.
다만 나는 군주론을 읽으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활 당시를 상상하며 읽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일본에서 군주론을 읽고 식민지 전략을 세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식민지 정책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다. 특히 마키아벨리는 문화와 관습이 다른 나라를 지배할 때에는 피지배자들의 원성을 사지 않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가는데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내선일체를 강조하며 창씨개명, 강제징용 등을 자행하며 평화로운 정책 수립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다. 그 결과 수많은 독립군들이 생겨나며 일본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독립을 갈망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국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마음속 앙금이 남은 것이 아닐지.
정말 재미 없는 책이었지만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긴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