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그림에서 에밀 졸라의 초상을 보았다. 내가 에밀 졸라라는 지식인을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모네는 새로운 화풍으로 그려낸 본인의 그림을 옹호해 준 졸라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그에게 초상화를 그려줬다.
당대 주류 문화를 비판하고 새로운 흐름을 옹호한 에밀 졸라의 성격은 그의 일생 전반에서 다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그는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하여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신문에 게재하여 군부의 부도덕성을 대중에게 고발하며 진실을 알렸다.
이 글은 폭발적인 영향력으로 대중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드레퓌스의 무고를 입증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동시에 그를 의문의 죽음으로 몰고 가게 되었다.
몇 가지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에밀 졸라는 정의로운 지식인이다. 그는 행동하는 지식인이다.
그런 그는 일생에 거쳐 많은 소설을 집필하였다.
그중 한 권인 '대지'를 읽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대지' 결국 우리의 땅에 관련된 이야기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다르지만, 재산으로서의 땅을 가진 그 의미는 똑같을거라 생각한다.
등장인물들은 조상으로부터 땅을 물려받고, 기득권, 지주 세력으로부터 자신의 땅을 지키며 살아왔다.
그런 노인들은 늙어, 이제 그 땅을 자식에게 물려주어야 할 때가 왔고,
재산 분배의 과정에서 모두 욕심에 눈이 멀게 된다.
푸앙 영감 역시, 본인이 지켜온 땅을 자식 셋에게 나누어주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의 누이인 그랑드 할멈은 '네가 빈털터리가 되고, 네 자식들이 다 차지하면 자식놈들은 널 버릴 거다.라고 충고한다.
그 말은 현실이 되어서 결국엔 푸앙 영감은 대지를 나누어 주고, 생활비도 제대로 받지도 못하게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게 된 푸앙 영감은 집을 팔고, 딸의 집으로 들어가서 살게 된다.
가족보다 땅이 먼저인 삶을 살게 되는 하층민의 노골적인 생활 모습에 충격을 받는 동시에
이 모습이 현대 물질 만능주의, 황금 주의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끝없는 보스 평야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이다.
그런 작은 존재인 사람들은 땅을 일구며 풍요를 이루어 내는 강한 존재이다.
자연은 투쟁의 산물이 아닌, 인간과 함께 공생하여야 하는 존재임에도
대지를 전쟁의 공간으로 만든 것은 인간의 지독한 소유욕과 욕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