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빛을 사물이이나 도시, 하늘의 풍경에 입히는 것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시그니처이다. 빛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처음 접한 '너의 이름은' 실사 영화를 보는만큼 새새하고 아름답게 그려진 만화였다. 내용 또한 도시 소년과 시골 소녀의 과거와 현재를 서로 보는 이 판타지한 내용은 우리에게도 넘 재밌게 다가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새로운 신작 '날씨의 아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그런 빛의 매력,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쉽게 따라할 수도 없는 스타일, 그리고 표현방식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가령 태양빛이 반사되는 하늘의 풍경은 감독의 모든 영화에서 나오지만 그 안을 구성하는 색감과 명도는 전혀 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특히 날씨의 아이에서는 스토리의 특성상 빛이 차지하는 장면이 다른 작품에 비해 적었기 때문에 더 인상깊게 보였을 지도 모른다. 시종일관 어두웠던 배경이 히나의 희생으로 맑음을 되찾았을 떄 구름을 비집고 쏟아지는 햇빛은 마치 빛의 커튼처럼 일렁였던 것이 기억에 선명하다.
'너의 이름은' 처럼 두 주인공 남여가 모종의 사건으로 만나고 여자는 특별한 사연이나 능력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가까워지고 시련이 찾아온다. 그것으로 둘은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는 거리까지 멀어지고 남다(또는 둘 다)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의지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그녀를 구하고 둘은 행복할 것을 암시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성상 한 영화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건지 메인 스토리에 부가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은 있으나, 나는 스토리의 클리세성이나 개연성, 사실성에 목매이지는 않고 구멍이 나 있는 부분은 상상에 맡기면 나아가는 편이서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
가령 총이 나온 이유가 뭘까? 총이란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수단이다. 손에 쥔 모습만 보더라도 긴장감을 유발하며 심하게는 사람을 목숨을 뺏을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남주인공 호다카는 초만에 총을 얻은 뒤로 감정이 극에 치닫을 떄 꺼내 자신을 가로막는 것에 겨눈다. 내 생각에는 가출소년이 표출할 수 있는 불안정한 감성 상태와 혼란, 긴장, 공포 그 모든 것들을 응축된 소재가 총이 아니었을까 한다.
결국 결말에서 히나는 천재지변이 자신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기도로 맑아지지 않는 것을 탓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자신의 기도가 더이상 듣지 않는데도 3년이 지나 호타카가 찾아오는 떄까지 계속해서 기도를 하고 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