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와타나베와 나의 몇몇의 공통부분은 그를 더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었다. 첫 번째로, 말투에서도 그렇듯, 내성적인 성격으로 무뚝뚝한 모습을 대체로 보이기도 한다. 두 번째로, 장점이라 할 수도 있지만, 단점이기도 한 '좁고 깊은 인간관계'. 책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도 그래서 8명뿐이다. 주인공의 유일한 친구라 할 수 있었지만 이른 나이에 죽음을 가진 기즈키, 기즈키의 연인이며 기즈키의 죽음으로 영향을 받으며, 와타나베와 긴밀한 관계였던 나오코, 주인공을 사랑하는 미도리, 주인공의 기숙사 룸메이트였으며 별난 성격으로 별명으로 불리는 '특공대(돌격대)', 모든 분야에 뛰어난 능력으로 압도하는 모습으로 기숙사에서 친해진 나가사와, 그리고 따뜻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그의 연인 하츠미, 나오코와 같은 요양원 룸메이트이자 주인공과 나오코 사이의 조력자 또는 매개체 역할을 해주기도 하는 레이코. 이 8명의 등장인물 사이에서 주인공 와타나베뿐만 아니라, 각각의 등장인물이 가지는 상실감이 이 이야기의 줄거리가 된다.
여러 인물들을 보며, 각각의 장점은 배워야 하겠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 가지씩 등장인물들은 결점이 눈에 띄었다. 우선, 주인공 와타나베의 기숙사 선배이자, 재력과 능력을 모두 갖춘 나가사와. 표면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삶과 가장 가까운 건 나가사와의 삶이었다. 몇 마디 그의 말에서도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신사지."
"자신을 동정하지 마. 자신을 동정하는 건 저속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냉철하게 판단하는 통찰력과 어떤 일도 손쉽게 해내는 강인한 정신력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그 삶을 추구하고, 큰 성공이나 재력만 있다면 행복은 뒤따라올 것 같았다. 그러나 나가사와는 그의 삶을 충분히 즐기는 모습을 보이며, 연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7-80 명의 여자와 경험을 하였다고 자랑하기도 하고, 그의 연인인 하츠미에게 필요 이상의 배려를 해주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과연 내가 만약 나가사와 같은 사람이 돼서, 그와 같은 삶을 산다면 만족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지만, 나와 100% 맞는 삶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이 두 가지 정도 더 있다. 사랑과 감정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한 일이다. 나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나오코처럼 친언니와 유일무이한 친구이자 애인인 기즈키를 잃은 것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나는 심리상담까지 받아야 했다. 많은 조언과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했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본인의 감정에 솔직해지세요."
이제껏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건 부끄럽고 미성숙한 일이라 생각했다. 또, 괜찮지 않은 것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어른이라 여겼고, '인생은 홀로서기'라는 말을 명심했다. 그래서 감정을 숨기는 일이 많았다. 때론 그러다 보니 내가 감정이 없는 로봇이 된 거 같기도 했다. 그러나 주인공 와타나베가 나오코에게 대하는 태도, 그리고 미도리가 주인공 와타나베에게 대하는 행동에서 본인이 지금 어떤 감정이 드는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와타나베는 나오코나 미도리에게 본인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좋아하는 만큼 그들에게 본인의 시간을 나눠준다.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는 나오코의 요양원에서 며칠을 같이 있기도 하고, 미도리의 아버지를 대신 간병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의 감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를 토대로 행동하는 것은 더 멋진 나를 발견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으로 느낀 점은,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자는 것이다. 물론 생각이 깊어서 편협적이고, 매사에 지나친 진지함은 주인공 와타나베의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특공대(돌격대)'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유쾌함을 가지고, 생각이 깊은 사람은 주인공 와타나베처럼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을 읽고, 나에게 또는 상대방에게 적절하게 필요한 말을 해준다. 꼭, 생각이 깊은 사람이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은 포용력과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적어도 '좋은 말'을 남에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하자면, 아무렇지 않게 과감하고 빈번히 관계를 맺는 모습, 파격적인 성적인 장면의 묘사, 64년 동경올림픽을 기점으로 성장을 이루고 있던 일본의 모습 그리고 학생 운동과 그에 대한 전반적인 대학의 분위기는 다소 문화적인 차이나 가치관, 내가 살아온 배경 등등으로 인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는 각각 등장인물들의 특성 있는 모습을 통해 '삶'이라는 것을 깊고 수준 높이 표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통해 감정을 어떻게 갖고, 어떻게 통찰력 있게 감정을 사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해야 할지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또, 사람마다 이 책을 읽고 다양하게 해석하고 느낄 수 있는 깊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