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는 열네가지 토픽을 통해 급변하는 세계 경제를 이해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식을 전해준다. 주제 자체가 정치 경제사적 폭넓은 영역을 다루고 있으나 내용의 깊이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21세기에 들어 미국의 제조업 위기가 고조되면서 노동자의 대량 해고가 이어졌는데 트럼프가 이 원인을 중국산 제품과 이민자로 규정하면서 2016년 대선에서 비히스패닉계 백인 남성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었다. 2024년 대선에서도 이러한 지지가 계속될 것 인지가 주목된다. 한편 미국이 리쇼어링, 인공지능 혁명 등에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지속성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데, 청년실업과 인구감소 등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노동시장과 일자리 변화가 시급하다고 하겠다.
부상하던 중국이 혐오의 대상이 된 원인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시작된 중국의 애국주의를 바탕으로 한국문화를 배척하는 한한령, 주변 국가들과의 영토분쟁,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제조 2025 등 중국의 공격적인 태도로 말미암아 반중 정서가 심화되었는데, 권위주의 국가 특유의 무오류 노선을 감안할 때 시진핑 정부가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을 신속하게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와 노동격차 문제, 출산율 하락 등으로 인해 중국 내구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소련 해체 이후 제조업 및 정보통신 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원유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푸틴은 전쟁 승리에 대한 과한 자신감과 펀더멘탈 약화를 돌파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군수물자 보급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러시아의 미래는 전쟁 자체가 승리로 끝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이 분명해 보인다.
영국은 수십년에 걸친 이주민의 조직적 아동 성학대 사건과 지속적인 불황으로 반이민, 반세계화 정서가 확산되었고 EU탈퇴를 주장하던 극우정당이 폭발적인 지지를 받아 결국 블렉시트를 단행했으나,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고 정보통신 분야를 포함한 제조업의 부진으로 상품수출 마저 급감하면서 영국의 미래도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는다.
개혁개방 정책 이후 인도는 초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면서 세계적 기업이 출현했으며 중국의 임금상승과 미중 갈등도 인도로의 직접투자를 증가시켰다. 힌디 민족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인도는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뜨거운 투자처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