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반만년 한민족의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 침략과 수탈이 반복된 기록에서 선조들이 품었을 듯한 울분과 한을 어렴풋이 간접경험 했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한국전쟁 이후 한강의 기적에 이르기까지..좁디 좁은 반도에서 너무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 기록이 역사이면서 민족의 DNA과 정체성이기에 현재에 대한 사유, 미래에 대한 방향성 등을 구성원들과 함께 논할 때 공감하고 이해하는 부분일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대한민국에 살고있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이 글귀는 아이러니하게도 출처가 불분명 하다.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선언이라는 설도 있고, 윈스턴 처칠이 언급한 내용이라는 설도 있다. 혹은 또 다른 누군가 말한 것일 수 있으나, 뇌리에 강하게 남는 글귀임에는 분명하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무수한 이야기와 사례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은 과거DB자체가 다른 문화권과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조들과 연결된 우리의 DNA가 이 글귀와 상호작용하여 강한 끌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지 상상해 보았다. 그만큼 역사는 그 자체로 나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하나의 근거이자, 인간이 반복해온 실수를 관조할 수 있으면서 미래에 저지를 수 있는 큰 오류를 제어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가진 중요한 탐구영역으로 생각한다.
저자가 첫장에서 언급한 드레퓌스 사건과 제6장에서 언급한 히틀러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구성한 사회가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을하는지 자명하게 보여주는 세계사이다. 정부의 권위를 위해 조작되고 희생된 드레퓌스 사건을 보며 권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개인 또는 소수의 집단이 어떤 억울한 상황을 겪을 수 있는지 간접경험 할 수 있다. 이 사건을 이해하면서 좀더 해석에 무게중심을 둔 부분은 이 억울한 상황을 바로잡고 조금이나마 정상으로 되돌린 것 또한 인간이라는 점이다. 즉, 우리가 공유하는 정의, 상식이라는 집단지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인간성이 위협받지 않을 수 있는데, 인간이 구성한 사회가 저지른 오류 또한 인간이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만,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고 또한 구성원과 공유할 때, 미래에 유사한 상황에서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히틀러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당시 독일의 암울한 상황,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우울감, 패배감, 비참함 등 부정적 에너지가 누적 및 폭증 할 때 문제의 근원을 전혀 다른 곳에서 찾아 무자비한 혐오를 쏟아내는 상황이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히틀러는 그 시대에 정점에 있는 인간이자 우리가 겪은 너무도 비참한 상황을 일으킨 장본인 이지만, 이 세계사를 이해하면서는 하나의 촉매제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집단이 만들어낸 비틀린 광기는 히틀러와 아히히만에 의해 어떠한 방향성을 가졌고 구체적인 타겟이 설정되었을 때 폭주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세계사를 이해함에 있어 인류가 가까운 미래에 유사한 상황에 처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그 때 조금 더 인류가 공통으로 공유하는 정의와 상식에 입각한 선택을 하는데 큰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곱씹을 수 있는 기회였다. 나아가 우리 인류 뿐아니라 환경, 지구와 같은 생존과 직결된 부분에도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현명함이 필요할 것이다. 그만큼 미래는 과거의 역사와 맞닿아 있으며, 우리는 이런 지식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것이라 확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