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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2-개정판
5.0
  • 조회 382
  • 작성일 2024-10-28
  • 작성자 박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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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일제강점기에 한 가난한 어촌 부부로부터 태어난 훈이, 그리고 또 다른 빈곤한 집안의 딸 양진이 혼인을 하여 낳은 딸 선자. 선자의 어린 시절 아버지 훈이는 돌아가시고 과부가 된 양진은 하숙집을 정성껏 돌보며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어머니를 따라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살던 선자는 어느 날 시장에서 제주도 출신의 상인 고한수와 사랑에 빠진다. 남몰래 만남을 갖던 한수와 선자 사이에는 아이가 생기고, 선자는 이를 한수에게 고백하지만 한수에게는 이미 오사카에 아내와 세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아 선자는 다시는 한수를 만나지 않기로 결심한다.그리고 오사카로 가는 배를 타기 전 양진의 하숙집에 들른 평양 출신의 목사 백이삭은 양진으로부터 선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성경의 <호세아서>의 이야기를 따라 임신한 선자와 결혼하여 함께 오사카로 이주해 살기로 결심한다.오사카에는 이삭의 형 백요셉과 그의 아내 경희가 빈민촌 거주 지역인 이카이노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그곳에서 선자는 한수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들인 ‘노아’를 낳고, 이삭과의 사이에서 둘째 아들 ‘모자수’를 낳는다.이삭과 요셉, 경희는 친자식이 아닌 노아를 잘 기르고 노아는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이삭처럼 바르고 강직한 성품으로 자라난다. 이삭은 황국 신민으로서 천황에 충성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갖히고, 거의 죽기 직전 집으로 내쫓겨 난다. 그리고 이삭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성실히 공부하고 일하며 와세다대학교에 합격한다.선자와 노아의 삶을 남몰래 지켜보던 고한수는 위기의 순간마다 그들 가족에게 도움을 주며 접근한다. 결국 자신의 아들에게 등록금을 대주기까지 한다. 선자는 노아가 야쿠자 집안의 사위이자 양아들인 고한수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만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되고, 자신이 더러운 피를 가졌다는 사실을 참지 못하는 노아는 와세다대학교를 그만두고 가족을 완전히 떠나 자신의 신분을 숨기며 가족을 이루고 살아간다.동생 모자수는 같은 한국계 일본 이민자 출신의 여성인 유미와 결혼하여 아들 솔로몬을 낳고, 파친코 사업을 하여 큰 부를 일궈낸다. 마찬가지로 나가노에 사는 노아 역시 파친코 사업을 하며 자식 네 명을 낳는다.노아가 가족을 떠난지 십여 년이 지나고 한수는 그를 겨우 찾아내 선자를 노아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노아에게 다가가지 말라는 한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선자는 노아를 보자마자 뛰쳐나가 노아와 이야기를 나눈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난 노아는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간 후에 결국 권총으로 자살을 해버리고 만다.1989년 이삭의 무덤에 찾아간 선자, 무덤을 지키는 관리인을 통해 노아가 죽기 전까지 꾸준히 이삭의 무덤에 찾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자가 노아의 사진이 담김 열쇠고리를 땅에 묻고 소설은 끝이 난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시절 고향을 떠나 일본에서 살게 된 조선인들이 얼마나 차별받고 비참한 삶을 살아갔는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고난을 극복하는 인물 이삭, 그는 자신의 친아들은 아니지만 노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가 자신의 믿음을 이어 살며 자신의 민족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일궈나가기를 바란다. 차별받는 솔로몬을 아들처럼 챙기는 모자수의 일본인 여자친구 에쓰코, 에이즈에 걸린 하나를 위해 기도하는 모자수 등 책 <파친코>에는 이처럼 자신의 핏줄이 아니더라도 서로를 위해 연대하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한다.양진과 선자, 경희 등 여성 캐릭터들은 가족의 목숨과 미래를 위해 필사적으로 돈을 벌고 생존해나가려 한다.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의 체면을 중시하는 백이삭, 더 나아가 자신이 야쿠자의 아들임을 알고 가족을 버리고 자살을 택하는 노아 등의 남성 캐릭터들은 이와 대조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이들이 살아가면서 가장 여러 번 하는 말은 ‘어쩔 수 없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는 가난과 차별의 현실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나가게 된다.독립운동을 하다가 죽임을 당한 사무엘,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삭, 나가사키에서 일하다가 원자폭탄에 노출되어 죽기 전까지 끔찍한 고통을 겪은 요셉은 모두 역사적 현실에 의해 안타까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노아는 성경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버리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소설 속 노아는 자기 존재에 수치심을 느끼며 스스로의 운명을 포기해버리고 만다.그에 반해 선자는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그녀는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했고, 그 모든 순간에서 최선의, 차악의 선택을 하며 자신의 가족들을 지켜냈다. 그녀는 과거에 사로잡혀 슬퍼할 새도 없이 앞으로 나아간 용감한 인물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선자’라는 캐릭터가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맥락에서 노아의 갑작스러운 자살이라는 사건이 너무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이었다.그의 윗 세대들이 안타까운 역사의 운명을 비켜나가지 못했지만, 노아는 훌륭한 성품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 책은 혈육을 뛰어넘은 사랑의 위대함을 주제로 하는데, 노아라는 인물이 그 한계를 극복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든 결말이었다. 이삭이 노아를 자신의 친아들로 받아들였던 것처럼, 노아는 이삭의 성품을 이어받았고, 충분히 아버지 이삭의 뜻을 이어나가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진실을 알았을 때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를 택하고, 파친코 사업을 벌이며 먹고 사는 쉬운 선택을 해버리고 말았다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노아의 삶은 막을 내린다.이러한 결말을 통해 작가는 운명의 굴레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 모두가 어떠한 한계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임을 믿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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