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김혼비 작가의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는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번아웃과 과로에 대한 이야기이다. 종일 피로와 무례에 시달렸음에도 너무 고단해서 오히려 잠들 수조차 없던 어느 힘겨운 밤에 대한 기록이며, 일상의 단어들을 자꾸만 잃어버려 건망증을 의심하면서 막막하게내 머릿속을 뒤적여보던 어떤 날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느닷없이 장염을 겪으며 내 육신이 내장기관의 부속 껍데기처럼 느껴지던 어느 ‘한풀 꺾인’ 날에 대한 기억인 동시에, ‘젖은 물미역’이 되어 샤워기 아래 유령처럼 서서 물을 떨굴 수밖에 없었던 어떤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은 누구나 겪곤 하는 이런 답답하고 막막한 시절을 지나는 동안 서로를 웃겨주고 일으켜주는 여자들의 유머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에게 시달리고 무너진 마음이 사람의 다정과 우정으로 회복되어 번아웃으로부터 끝내 회복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무례한 세상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신을 죽이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대한 꽤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핑퐁처럼 편지를 주고받는 두 작가의 목소리에는 말랑하고 산뜻한 웃음이 배어 있다.
“서로를 웃긴다는 건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 중 하나일 거예요.”
황선우×김혼비 두 유머 사냥꾼이 채집한 유머와 다정은 바쁘게 스쳐가고 스러지는 하루 속에서 팍팍해진 마음과 무표정한 얼굴에 끝내 웃음이 터져나오게 한다.
일상 속에서 유머와 말장난, 통쾌한 순간의 기미를 놓치지 않고 독자들을 웃게 해주던 두 여성 작가가 서로를 웃겨주고 웃어주며 한 시절을 건넜다. 두 작가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부지런히 사냥한 유머와 농담은 이 글이 연재되고 출판되면서, 이제 단 한 사람의 수신자만이 아니라 ‘상시 과로하는 우리 모두의 위로’가 되어주기 시작했다.
‘햇볕이 광포해지는 시기’가 오면 황선우 작가의 어머니나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가마~~~ 있으므 마, 한개도 안 듭다.”(가만히 있으면 하나도 안 덥다.)
이 책은 수평 자세로 ‘가마’ 누워 걱정할 일, 쫓기는 일, 미래의 걱정 따윈 ‘한개도‘ 개의치 않으며, 지금 지치고 고단한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