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는 2016년 곤충 갤러리에 ‘곤충의 진화 3부작’을 올리면서 시작된 웹툰이다. 당시 3부작은 조회 수 10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과 요청에 힘입어 2018년 3월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디시인사이드와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에 좀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본격 연재를 시작했고, 6개월 만에 4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빅 히트 과학 웹툰으로 자리 잡았다.
책으로 엮인 은 웹툰의 재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자가 연재 당시 미처 담지 못한 내용을 추가·보완해 완성됐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온갖 드립과 패러디가 넘쳐나 배꼽 빠지게 웃는 동안 곤충도감이나 교과서에서도 배운 적 없는 과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저자는 중학생 시절부터 곤충에 관한 논문을 읽고 직접 신종 곤충을 발견한 적도 있는, 이른바 곤충 전문가이자 곤충 덕후다. 필명 ‘갈로아’는 저자가 발견한 신종 벌레의 이름이기도 하다. 곤충을 좀 더 깊게 연구하고자 대학에서도 생명과학과를 택했다. 해외 논문이나 원서를 계속 섭렵했고, 국내 곤충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내용상 충분히 검증을 거치고자 애썼다. 해외에 나가 직접 곤충을 확인하기도 했다.
쉴 새 없이 터지는 드립과 패러디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책에 등장하는 온갖 생물들의 묘사에는 저자가 직접 검증한 디테일이 담겨 있다.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웹툰 형식의 교양서지만, 마냥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10대~20대 학생은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도 거부감 없는 과학교양서다.
목차는 1화 고생대편, 2화 중생대편, 3화 대멸종과 신생대편, 4화 곤충이란 무엇인가, 5화 날개의 진화, 6화 날개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 7화 외골격의 장점, 8화 외골격의 단점, 9화 진화론에 관한 오해 1, 10화 진화론에 관한 오해 2, 11화 진화와 성(Sex), 12화 초기 곤충의 성생활, 13화 원시 날개의 성생활, 14화 곤충의 프러포즈 선물, 15화 곤충의 이상한 성생활, 16화 획득된 행동 양식, 17화 바퀴벌레의 역사, 18화 바퀴벌레의 퇴치와 기원, 19화 모기, 20화 곤충과 식물의 공진화, 21화 꽃의 전략, 22화 개미, 23화 필연적인 사회성, 24화 곤충과 균, 25화 유전자 발현 조절과 후성유전, 26화 곤충의 행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멸종에 관한 책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대멸종이 임박했다고 혹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경고하는 책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경우는 내가 알기론 처음이다. 그만큼 지구에 닥친 위기가 심각하며 그 심각성을 입증할 과학적 자료들이 충분하다는 이야기인데, 한마디로 대멸종이 괜한 노파심이 아니라 자명한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현실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 그걸 알려면 먼저 대멸종이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체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왜 하필 내가 사는 지금인지 원인과 배경도 파악해야 할 것이고. 멸종이 임박했는데 그걸 언제 알아서 대책을 세우냐고 할지 모르나 걱정 없다. 나 같은 문외한도 이해하기 쉽게 대멸종의 모든 것을 정리한 친절한 교과서가 있으니까. 예컨대 지구 역사상 최악의 멸종으로 불리는 페름기 대멸종이 없었다면, 멸종의 아이콘 공룡도 없었을 것이며 봄을 기다리게 하는 꽃들의 향연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백악기 대멸종으로 공룡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포유류 전성시대, 아니 인간 전성시대는 도래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까지 지구는 화산 폭발, 빙하 작용, 소행성 충돌, 오존층 파괴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다섯 번 대멸종을 겪었고 그때마다 새로운 생태계에서 새롭게 진화해왔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말하듯 멸종은 실패가 아니다. 필자들은 사람이 목적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 것처럼 어떤 종도 목적을 갖고 태어나거나 진화하지 않으며, 따라서 목적을 전제한 실패라는 말은 멸종에 쓸 수 없다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