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장지상주의에 대한 엄정한 경고로 볼 수 있다. 냉전 이후 자본주의가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이 시대에 돈은 권력이자, 신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장지상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탐욕이 커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 가치로 가늠할 수 없는 영역들까지 시장 논리가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과연, 세상의 모든 것을 돈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출발하여, 그 결과로 일어난 불평등과 부패의 문제를 파헤치고, 견고한 시장 중심적 사고와 그 과정에 드러난 증오와 공허감을 그 근본적인 원인임을 지적한다.
시장의 가치로 단순히 파악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부분들로 새치기, 인센티브, 도덕, 삶과 죽음의 시장, 명명권 등의 영역이 소개된다. 새치기라 함은 선착순의 논리가 통하는 영역에서 돈을 주고 먼저 서비스를 받는 각종 영역이다. 놀이공원에서 더 비싼 티켓을 주고 패스트 트랙에 서게 되면, 남들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서비스를 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새치기가 불편한 이유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공정함을 깬다는 점 때문이다.
시장지상주의가 불러온 또 한 가지 불편한 영역은 인센티브다. 선의의 행동을 부르는 현금 인센티브는 사실 실제적인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등장한다. 원전 핵폐기물 건립 장소를 두고 스위스에서 벌어졌던 한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한마을은 국민 투표를 통해 핵폐기물 처리장의 건립을 받아들였는데, 이를 두고 현금 인센티브를 준다고 정부가 발표하자, 갑자기 반대율이 치솟았던 경우다. 주민들의 선한 마음을 단순히 현금 인센티브로 지원하려 했던 행동은 시장지상주의자들의 생각에 결여되어 있는 인간의 선함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공감 능력의 부재다.
마이클 샌델이 던지는 해결책은 도덕적 논쟁을 가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효율이 맹목적으로 극대화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시장의 논리가 물질 영역을 넘어서는 지점에서는 반드시 도덕적인 거래가 필요하다. 또한, 자본주의의 고도화 속에 이른바 스카이박스화skyboxification로 불리는 불평등화 시대라는 사실을 엄정하게 인정해야 공정성의 담론을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이클 샌델 교수가 민주주의 사회의 완벽한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는 근본적으로 공동체를 유지하고 지탱해 내는 공동체적 관점이 늘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유주의자들이 사회의 각 분야의 목소리를 높이는 요즘이다. 내 돈 내고 산다는데 너희들이 무슨 참견이냐의 사고가 당연시되는 풍조 속에서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